베이징의 한 암달러상은 6일 암시장에서 위안화가치가 달러당 8.26~8.30위안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공식환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는 그러나 위안화가치가 곧 달러당 6~7위안대로 평가절상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위안화평가절상과 관련, 중국 정부의 표면적인 방침은 '절상 불가'로 모아져 있다. 저우샤우촨 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 총재가 "위안화 환율이 계속 안정될 것"임을 거듭 확인하고, 인민일보 등 중국 언론들도 "지금은 평가절상할 때가 아니다"는 식으로 위안화변동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평가절상 압력에 따른 위기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정부 산하 싱크탱크인 국가정보센터가 최근 내부보고서를 통해 위안화 평가절상을 건의한 것은 이같은 위기감의 반영이다. 특히 평가절상 기대감으로 국제투기자금(핫머니)이 대거 유입되고 있어 평가절상압력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기업들도 해외투자를 자제하고 인민폐를 보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평가절하 압력을 피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강구중이다. 중국 기업들의 해외채권 투자를 허용키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중국 기업의 해외투자 촉진을 위해 최근 상하이 등 시범도시를 정해 투자절차도 간소화하기 시작했다. 또 외화유출을 우려해 제한해 오던 달러 송금규제도 완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모두 외환보유액과 국제수지흑자를 축소, 절상압력을 줄이기 위한 조치들이다. 그러나 미국 등 외국이 낮은 위안화가치를 빌미로 수출 제재에 나설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중국 정부가 현행 환율제도를 계속 유지하기에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중국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