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마련한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 및 실현방안' 세미나는 청년실업자 33만명의 비밀이 풀리는 자리였다. 일자리를 찾는 사람은 넘쳐나는데 기업은 뽑을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수수께끼같은 기현상의 해답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해답은 바로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걸맞은 취업준비생이 너무 적다는 것. "기업이 추구하는 핵심가치를 적극 수용할 수 있는 사람,시스템이 붕괴되면 전투능력을 잃어버리는 '병사(兵士)'가 아닌 독자적인 전투수행능력을 갖춘 '전사(戰士)'"(이우희 에스원 사장) "창조적인 인재,도전적인 인재,스페셜라이즈드 제너럴리스트(specialized generalist·전문지식은 기본이고 관련 분야 지식까지 섭렵하고 있는 사람)"(김형준 삼성전자 인사팀 인재개발연구소 부장) "다음 세 가지 인물 유형의 장점을 고루 갖춘 인재 ①이병철 삼성 회장,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 같은 '객관적 사고를 할 줄 알고 생산성이 높은 인물' ②김수환 추기경,고 정주영 현대 회장 같은 '카운슬러 역할을 잘하고 감정적 리더십이 뛰어난 인물' ③김대중 전 대통령,아인슈타인 같은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인물'"(김흥식 LG전자 HR 리쿠르팅그룹 부장) 기업들은 이런 인재를 얻기 위해 채용방식을 대규모 공채시스템인 '그물형'에서 필요한 인재만을 뽑는 '낚시형'이나 '핀셋형' '작살조준형'으로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취업준비생들도 날로 높아지는 취업문턱을 넘기 위해 나름대로 힘겨운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취업난 때문에 대학을 6년 다니는 게 일반화되고 있어요. 1년 어학연수는 기본이고 나머지 1년은 기업을 배우기 위해 인턴이나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거죠"(김기환 경희대 전자공학과 졸업·한화 백수기살리기 프로젝트 참가자)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에 가까운 취업준비생들이 많아져서 "지금 기업에선 '흔한 것도 사람이고 귀한 것도 사람이다'라는 말처럼 사람 구하기가 제일 힘들다(이용태 전경련 교육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삼보컴퓨터 회장)"는 기업인들의 걱정이 사라지고 청년실업 문제도 해결되길 기대한다. 장경영 산업부 대기업팀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