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수세 폭발] 삼성전자만 2644억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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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베팅'강도가 갈수록 세지고 있다.
외국인은 3일 거래소시장에서 삼성전자 등 정보통신(IT)주를 중심으로 5천1백86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하루 순매수 금액으로는 지난 1996년 10월1일(5천2백45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이원기 메릴린치증권 전무는 이날 외국인 매수와 관련,"미국을 비롯한 세계적으로 넘쳐나는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목표가 높아진 삼성전자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 한 종목에만 2천6백44억원을 쏟아부었다.
전체 순매수금액의 절반수준이다.
삼성SDI 삼성전기 LG전자 등을 중심으로 전기전자업종에만 3천6백77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IT주의 외국인'편식'현상이 두드러진 셈이다.
안승원 UBS증권 상무는 "IT 경기의 회복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유럽 일본증시에서 반도체 등 IT주가 동반 상승세를 보이면서 외국인이 경쟁적으로 IT주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D램가격은 5월을 바닥으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PC 및 반도체공장 가동률도 높아지고 휴대폰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반도체 D램가격의 상승세는 이 분야 1위업체인 삼성전자의 외국인 매수세로 직결되고 있다.
전자상거래업체인 D램익스체인지는 D램가격이 PC마더보드업체의 생산량 증대에 힘입어 이달에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이치증권은 삼성전자의 D램가격 상승세를 반영,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종전 38만원에서 43만원으로 올렸다.
◆장기투자자들의 '베팅'
최근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는 '베팅' 성향을 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IT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추세 반전이라고 할 만한 확실한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원기 메릴린치증권 전무는 "경기가 아직 불투명한 상황에서 대규모 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미뤄보면 장기투자 성향의 펀드가 한국경제에 베팅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D램경기 뿐만 아니라 유화 철강 핸드폰 자동차 등 주력업종의 펀더멘털이 비교적 튼튼하다는 점도 외국인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형 뮤추얼펀드가 삼성전자를 대거 사들이자 일부 외국인이 허겁지겁 '쇼트 커버링(short covering:환매수)'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주가전망을 나쁘게 보고 주식을 빌려 매도한 투자자들이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재매수하면서 삼성전자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