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liam.c.Oberlin@boeing.com 최근 어느 모임에 나갔다가 만난 한 기업인으로부터 깊은 인상을 받았다. 중소기업 대표인 그는 그야말로 글로벌한 경영을 하고 있었다. 직원수가 30여명에 불과한 이 회사는 자재를 벨기에,인도 등에서 수입하고 중국에서 생산해 한국 시장에서 판매한다. 이제 한국에서도 글로벌 비즈니스가 대기업에 국한되는 얘기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끊임없이 나를 놀라게 한다. 한국생활을 시작한지 올해로 17년째지만 나의 한국 생활은 여전히 놀라움의 연속이다. 한국은 그만큼 가능성이 큰 나라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한국 사회와 한국인들이 보여주는 역동성이다. 처음 가졌던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6·25전쟁을 찍은 흑백 사진들이 고작이었다. 아시아의 변방이었던 한국은 어느새 세계의 중심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17년 전 한국 생활을 경험했던 외국인이 지금의 모습을 상상이나 할수 있을까. 불과 1세대도 지나지 않은 짧은 시간에 올림픽과 월드컵을 잇달아 치러내며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고,서울은 아시아 허브로 도약하고 있다. 이는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어느 나라도 이루지 못한 것들이다. 한국인들은 이 사실을 자랑스러워 해도 좋다. 그러나 외국인인 내가 느끼는 감동을 한국인들은 별로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한국인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민이나 갈까 하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때마다 나는 이렇게 묻는다. 이 세상 1백80여개국 중 한국처럼 역동적으로 성장 스토리를 쓰고 있는 나라가 있느냐고. 어느 정도 한국에 살아본 사람은 하나같이 이 얘기에 공감을 표시한다. 안타깝게도 한국인들은 이 사실을 잊고 사는 것 같다. 자연 자원도 부족하고 땅도 좁은 한국이 세계 13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아마도 한국인 그 자체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인들은 일단 목표를 정하면 무엇이든 이뤄내고 만다. 이것이 17년 후 한국의 또다른 모습에 기대감을 갖게 하는 이유다. 다만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것은 작은 실패나 좌절을 경험하더라도 비난과 포기보다는 자신과 구성원들을 믿고 나아가라는 것이다. 좋은 목표를 가지고 결과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최선을 다한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