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가 1일 오전 파업 철회 여부를 결정하는 총회를 열기로 한 것은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이번 기회에 불법 파업을 척결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한 점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30일 극심한 교통대란을 겪은 대부분의 시민들이 철도노조에 싸늘한 눈길을 보내며 정부에 "지옥철이라도 감내하겠다. 끝까지 원칙대로 대응하라"는 주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30일 철도청 인터넷 홈페이지(www.korail.go.kr) '고객의 소리'나 '열린토론' 등 게시판에는 철도노조의 불법 파업을 탓하는 글로 가득했다. 문기봉씨는 "나는 출근길 지옥철을 참겠다. 언제까지 시민을 볼모로 파업을 할건지 이런 못된 버릇을 노조가 다시 생각지 않도록 (정부는) 법대로 엄정 대응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택시운전을 한다는 임남경씨는 "철도 파업은 배부른자의 건방진 소리"라며 "정부는 요즈음 실업자가 많은데 새로 젊은이를 뽑아 철도운영을 정상화하라"고 주장했다. 이현씨는 "국민들은 이제 진절머리가 난다. 몇달간 출퇴근 전쟁을 참을테니 다 해고하고 새 직원을 뽑아라"고 밝혔다. 파업 발생뒤 하루 1백40여건 정도 올라오던 게시판 글은 이날 4백여건 이상으로 늘었다. 시민들의 항의전화도 끊이질 않았다. 철도청 민원봉사실 최흥섭씨는 "30일 오전에만 2백~3백여통의 전화가 왔는데 대부분이 '국민을 볼모로 한 파업'에 대해 항의하는 전화였다"고 말했다. 철도파업을 비난하는 사이버 운동도 일어나고 있다. 젊은이들이 많이 쓰는 인터넷포털 다음에는 "파업한 모든 철도노조원에게 운수 및 여객 차질의 책임을 물어 민사상 처벌을 가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의 '철도노조 소송 시민연대 카페'(cafe.daum.net/DiedTrain)와 '안티철도노조 카페'(http://cafe.daum.net/anti7788) 등이 생겼다. 시민단체도 철도노조의 불법 파업에 부정적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고계현 정책실장은 "이번 파업은 과정이나 목적에 논란의 여지가 많다"며 "국민들이 고스란히 불법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는 만큼 철도 노조와 정부측 모두 이성적 태도를 되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지난 18일 "철도청을 공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은 경쟁력 회복이라는 구조개혁의 목적 달성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서강대 남성일 교수는 "철도 파업은 명분이 약한 집단 이기주의의 발로"라며 "국민들이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이번 불법 집단행동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