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마른 우량주, 가격민감도 커졌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우량주의 "씨"가 마르고 있다.
SK텔레콤 등 대기업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서는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량주를 지속적으로 사들이면서 핵심 블루칩의 유통주식수가 급감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SK텔레콤 주가가 소량 거래에도 불구하고 크게 뛰어오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올들어 대기업의 자사주 소각(3조8천억원)과 외국인 순매수(1조원)등으로 5조원에 가까운 우량주가 사실상 거래 대상에 제외됐다.
◆자사주 소각 붐
대기업들이 올들어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고 있다.
주주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 시장은 평가한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수 감소로 주당순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SK텔레콤 KT 등 시가총액 1∼3위 기업의 자사주 소각은 마치 경쟁을 벌이는 듯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조5천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한데 이어 올해 4월 1조원어치의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이를 소각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중 한차례 더 자사주 매입·소각을 계획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월 5%의 자사주를 소각한데 이어 최근 3%를 추가로 매입·소각키로 결의했다.
작년말과 올해초 6%의 주식을 소각한 KT는 지난 20일 1%를 추가로 소각했다.
주요 상장기업이 올들어 소각한 자사주 규모는 총 3조8천억원에 달하고 있다.
다시말해 이 규모만큼의 주식이 시장에서 사라졌다는 얘기다.
◆강화되는 외국인 우량주 독식
외국인의 우량주 '사재기'도 블루칩의 유통물량을 줄이는 요인이다.
외국인은 지난 5월28일이후 거래소시장에서 삼성전자 SK텔레콤등 우량주를 중심으로 2조6천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로써 외국인은 올들어 1조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이원기 메릴린치증권 전무는 "최근 외국인 매수세는 미국의 캐피털그룹 등 장기투자 성향의 뮤추얼펀드가 대부분"이라면서 "이는 우량주가 장기간 유통시장에서 줄어든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올들어 외국인 매수세로 인해 작년말 현재 36.0%인 외국인의 국내 주식보유비중(시가총액 기준)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수관련 대형주의 경우 외국인 보유비중은 50%를 웃돈다.
◆가벼워지는 주가흐름
우량주의 유통물량이 감소하면서 이들 종목이 가벼워지고 있다.
주가가 호재나 수급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25일 2.27%로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보였지만 거래량은 34만주에 그쳤다.
임홍빈 삼성증권 테크팀장은 "지난 2년동안 수차례 걸친 자사주 매입및 소각으로 유통 주식수가 감소하면서 주가가 예전과 달리 예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KT 등 다른 대형주도 비슷한 양상이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유통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개선되기 시작하면 주가는 크게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관이 매수에 나설 경우 '우량주 품귀현상'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최권욱 코스모투자자문 사장)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