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사업가인 하정웅씨(65)가 평생 모아온 세계적인 미술품 1천여점을 광주시립미술관에 세번째로 기증한다. 일본 도쿄에서 부동산임대사업을 하는 하씨는 오는 7월 21일 광주를 방문해 1백억원대에 이르는 자신의 소장 미술품 1천1백82점 모두를 기증할 계획이다. 이 날은 하씨가 광주시립미술관에 미술품을 기증한 지 꼭 10년이 되는 날. 93년과 99년에도 미술품을 기증했던 하씨는 이로써 모두 1천8백65점을 모국에 내놓게 된다. 하씨가 기증하는 작품은 이탈리아 작가 에지디오 코스탄티니의 유리공예작품,프랑스 마리 로랑생의 회화,알랭 본느프와의 누드,일본 도미야마 다에코의 판화,재일교포 조양규,문승근,김석출씨 작품,그리고 국내 작가 홍성담,박불똥,황영성,김종일씨의 작품과 무용가 최승희 관련 사진 등 자신이 평생 모은 귀중한 작품들이다 하씨는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2세로 현재 부동산임대업을 하고 있다. 소년시절 꿈이 화가였다는 그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공고를 졸업한 뒤 곧 바로 직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영양실조로 두차례나 실명위기를 겪기도 했던 그는 오사카에서 전파상을 운영하며 큰 돈을 벌어 부동산에 투자,일본 굴지의 부동산임대업자로 성장했다. 하씨의 아버지는 고향이 전남 영암으로 일제시대때 광부로 일본에 끌려갔다. 가슴속에 항상 아버지의 고향을 그리워하던 그는 지난 89년 광주맹인복지회관 건립비 모금을 위한 전시회에 참여하면서 지역 미술인들과 교분을 쌓게 됐다. 그러다가 92년 시립미술관이 개관됐으나 전시작품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피카소,샤갈,달리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선뜻 내놓게 됐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지난 99년 1백8평 규모의 '하정웅기증작품전시실'을 마련,하씨가 보내 온 작품들을 별도로 전시하고 있다. 다음달 하씨가 오면 기증식과 함께 화보도 발간할 예정이다. 시립미술관 장경화 학예연구실장은 "이번에 기증받는 작품은 조국과 예술에 대한 하씨의 사랑이 오롯이 배어있는 귀중한 소장품"이라고 말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