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부동자금 삼성증권은 지난 17일부터 접수한 삼성카드 후순위CB 청약규모가 갈수록 늘어나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첫날인 17일 2천5백억원에서 18일에는 5천억원대로,마지막날인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 1조6천9백억원으로 늘어났다. 삼성증권 후순위CB는 최고 연 9%의 만기이자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초저금리시대를 살아가는 투자자의 관심을 불러모을 수 있었다. 또 삼성카드가 향후 5년동안 기업을 공개하면 CB를 주식으로 전환,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도 투자 메리트로 작용했다. 삼성증권 윤춘선 기업금융팀 부장은 "5억∼10억원의 뭉칫돈을 들고 청약하는 투자자들이 의외로 많았다"고 창구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청약자금 규모가 예상보다 적다는 시각도 있다. 웹젠 등 공모주 청약에 3조3천억원의 자금이 몰린 것과 비교할 때 '기대 이하'라는 것이다. ◆카드채문제 해결 '청신호' 삼성증권 후순위CB 청약이 발행 목표금액인 8천억원을 크게 넘어서면서 증시와 금융시장을 짓눌렀던 신용카드사 유동성 위기가 고비를 넘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카드는 연체율 급등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 올해 확충키로 한 1조원 가운데 2천억원은 자본금 증액으로 메운데 이어 8천억원 규모의 후순위CB를 발행키로 했다. 때문에 삼성카드뿐 아니라 금융시장 전체가 삼성카드의 이번 후순위CB 발행의 성공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정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민카드에 이어 삼성카드도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게 돼 카드사문제가 해결의 큰 실마리를 얻게 됐다"며 "이는 금융시장 불안이 상당폭 제거되고 증시에도 도움을 주는 신호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민카드의 경우 국민은행과의 합병으로,LG카드는 유상증자로 유동성 위기국면을 해소해 나가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