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하나은행장은 19일 "지금 단계에서 최태원 SK㈜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할 필요가 없다"면서 "최 회장의 경영권을 유지시켜줄것"이라고 말했다. 김 행장은 19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담보로 확보하고있는 최 회장 지분 가운데 워커힐 등 1천100억원어치는 조기 매각하고 경영권과 관련된 SK C&C 등 나머지 160억원어치는 구조조정 차원에서 남겨두겠다고 말했다. 그는 SK글로벌 분식회계에 연루된 임직원에게는 책임을 물 것이며 손길승 회장도 최종 유죄판결을 받으면 SK글로벌 대표이사 회장직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SK글로벌은 지난 17일 채무재조정안이 통과된데 따라 회생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지만 해외 채권단 협상 결과에 따라 법정관리로 들어갈 여지도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SK글로벌에 전액감자를 요청해놨지만 소액주주에 대해 차등감자를 실시할 가능성도 많다고 그는 말했다. 김 행장은 이와함께 SK그룹이 느슨한 형태의 그룹으로 전환하면서 구조조정본부를 해체한 것은 채권단이 자구 계획의 일환으로 요구한 방안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SK글로벌 회생을 위해 계열사 매출 몰아주기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그룹 구심점의 약화는 부정적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채권단은 SK㈜와 SK텔레콤에 기존 거래를 유지해 달라고 협조를 요청한 것 뿐이고 이들은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들어온 것이므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답했다. 이번 SK글로벌 채권 조정은 ▲정부 개입없는 시장 자율적 의사 결정 ▲채권단간투명한 정보 공유 ▲대주주인 SK㈜ 및 계열사 손실 분담 ▲캐시 바이 아웃(채권 현금 매입) 기법 도입 등으로 기업 구조조정에 새 모델을 제시했다는 의의가 있다고그는 자평했다. 한편 김 행장은 서울은행과 합병 등으로 보유하게 된 자사주 3천750만주(19%)를연내 전략적 투자자들에게 분할 매각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략적 제휴 관계의 대주주가 생긴다면 반길만한 일"이라고 말하고 "현재대주주인 알리안츠도 지분율을 높일 의향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향후 예금보험공사에서 사들이는 자사주는 주가가 매입 가격인 1만8천830원을 넘으면 소각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올해 순이익은 당초 이사회 보고된4천100억원보다 많은 4천800억원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