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6월 매출 감소폭이 지난달보다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나자 매출 증대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하반기 매출목표를 서둘러 수정하고 있다. 백화점 매출은 올 들어 세일과 설 특수가 몰린 1월을 제외하곤 매월 감소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달 초만 해도 일시적이나마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6월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월드컵에 쏠려 매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갤러리아 등 주요 백화점들의 6월 전반기(1∼15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5% 감소했다. 주요 백화점들의 지난달 매출이 1∼1.8% 역신장했던 점을 감안하면 감소폭이 더 커진 셈이다. 롯데백화점은 기존 점포들의 6월 전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 감소했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 매출도 각각 3%,2.8% 줄었다. 명품 비중이 높은 현대백화점은 압구정점과 무역점의 선전으로 기존 점포 전체 매출이 3.5% 증가했지만 일부 지방 점포들의 경우 매출 감소율이 두 자릿수에 달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보름이나 일정을 앞당겨 지난 6일부터 명품 세일에 들어갔는데도 다른 상품군의 실적이 저조해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며 "6월엔 신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상이 완전히 빗나가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는 소비심리가 호전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되자 불황이 길어질 것으로 보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짜기 시작했다. 비효율적인 판촉행사를 최대한 줄이기로 했으며 일부 백화점은 외환위기 후 처음으로 하반기 매출목표를 낮춰 잡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창립 34주년 기념으로 자사 카드 회원들을 대상으로 판촉행사를 하면서 카드 회원 2백40만명 중 40만명에게만 다이렉트 메일(DM)을 발송했다. 지난해에는 모든 회원들에게 DM을 보냈다. 롯데백화점은 하반기 중 판촉행사 횟수는 줄이지 않는 대신 경품이나 사은품을 줄이는 방법으로 비용을 절감하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를 타깃으로 하는 판촉보다 돈 쓸 사람을 겨냥하는 '타깃 마케팅'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며 "소비 침제 국면이 길어지면 백화점보다는 입점 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