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특별검사팀은 17일 현대계열사 불법대출 및 `북송금'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을 이날 밤 긴급체포, 18일중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특검팀은 또 현대건설이 2000년 4∼5월 비자금 150억원을 조성, 증권사와 은행을 통해 1억원권 양도성 정기예금증서(CD) 150장을 구입한 뒤 이를 다시 사채시장을통해 현금화하는 등 돈세탁한 사실을 확인했다. 특검팀은 현대건설이 조성한 거액의 비자금이 현대계열사 대출에 대한 대가 등 명목으로 정치권 등에 유입됐는지 여부를 계좌추적을 통해 캐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수사 초기부터 현대측의 자금흐름을 추적하던 중 `북송금' 수사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150억원이 돈세탁된 사실을 발견, 자금이동 경로를 추적중"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현대건설이 구입한 양도성 예금증서를 돈세탁해준 사채업자 10명을 소환, 자금 출처 등을 추궁중이며 연결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법원으로부터 추가로 발부받아 자금 행방을 쫓고 있다. 박 전 장관은 2000년 5월 중순께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으로부터 여신지원을 부탁받고 같은해 5월말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현대 계열사에 대한 대출을 요청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박 전장관에 대한 영장 청구 여부는 내일중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과 정상회담 성사 및 북송금 경위 등에 대한 대질조사를 위해 이날 재소환했던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과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을 이날 밤 귀가시켰다. 한편 특검팀은 2000년 6월 산업은행이 현대상선과 현대건설에 총 5천500억원을 대출하는 과정에서 이근영 당시 산은 총재에게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및 배임)로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이날 구속기소했다. 특검팀은 이 전수석이 2000년 5월말 국가정보원 별관에서 임동원 당시 국정원장과 김보현 대북전략국장 등이 있는 자리에서 박 전 장관으로부터 현대에 대한 여신지원을 부탁받고 6월초 이근영.박상배씨 등에게 박 전 장관과 국정원측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다고 강조하면서 대출을 지시했다고 공소장에서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김상희 기자 phillife@yna.co.kr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