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신효순.심미선양의 사망 1주기 추모행사가 13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을 비롯,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행사 참가자들과 경찰이 이날 오후 5시 현재 큰 충돌을 빚지는 않고 있지만 '대형 성조기를 찢을 예정'이라는 등의 소문이 돌고 있어 양측간 긴장이 사라지지 않고있다. ◆전국서 추모 물결 = 여중생 사망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공동대표 홍근수 등)가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추모콘서트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6.13 효순 미선 1주기 추모대회, 자주평화 실현 촛불대행진 추모제'를 가졌다. 앞서 여중생 범대위는 이날 오전 11시 미 대사관 옆 한국통신 앞에서 전국 순회촛불행진단의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낮 12시 교보문고 앞 인도에서 1m 크기의 '자주평화 촛불기념비' 제막식을 개최하는 등 추모 행사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노수위 촛불행진단 공동단장은 "효순.미선양이 숨진지 1년이 지났지만 해결된것은 없고 한반도의 전쟁 위협은 여전하다"며 "여중생 사망 사건의 문제해결은 민족자주권 회복과 전쟁 위협 없는 평화정착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청 앞 행사는 이후 추모대회와 촛불행진으로 이어질 예정이어서 주한 미국대사관쪽 행진을 막는 경찰과 충돌이 우려된다. 한편 미선양의 아버지 심수보(49)씨와 어머니 이옥자(46)씨, 오빠 규진(19)군과언니 혜선(19)양은 이날 오전 6시 30분께 추모비 현장을 방문, 두 여중생의 영정 앞에 조화와 함께 아이들이 평소 좋아하던 음료수와 과자를 놓고 명복을 빌었다. 미선양 할머니 윤석금(69)씨와 효순양 어머니 전명자(41)씨는 전날인 12일 오후추모비를 찾아 눈물을 흘렸다. 두 여중생 모교인 경기도 의정부 조양중학교는 이날 오후 1시45분부터 교내 방송을 이용, 묵념과 추모사 낭독 등 추모 행사를 진행했다. 서울 이외에 부산, 충북, 강원 등 전국 64개 지역과 해외 12개 나라 20여개 도시에서도 지역단체 등으로 구성된 대책위 주도로 여중생 1주기를 기리는 각종 추모행사가 이어졌다. 주한미군 2사단은 이날을 추모의 날로 정하고 하루종일 부대훈련과 이동을 중단한 채 17개 기지별로 두 여중생의 명복을 비는 추모행사를 열었다. 존 우드 사단장은 오후 1시 의정부시 가능동 '캠프 레드 클라우드'에서 장병 150여명과 지역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 심미선 신효순 1주년 추모예배'를 가졌다. 한국기자협회(회장 이상기)가 이날 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 개정을 촉구하는성명을 발표하는 등 시민.사회단체들의 성명 발표도 잇따랐다. 또 북한 평양시학생위원회가 지난 12일 서울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서총련) 앞으로 "민족 자주권과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반미반전 투쟁에 힘차게 궐기해 나선 서총련 전체 학생들에게 힘찬 연대의 인사를 보낸다"는 내용의 신효순.심미선양 공동추모모임 관련 연대사를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충돌 미미 = 이날 풍물패 공연과 사진전, 도심 촛불행진 등으로 교통혼잡 현상이 빚어졌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추모대와 경찰간 실랑이가 빚어지기도 했다. 고건(高建) 국무총리가 미리 평화 시위를 당부하는 담화를 발표한데다 시위대의자제 노력도 돋보여 이날 오후 5시 현재까지 큰 충돌은 보이지 않았지만 서울시청앞 추모행사 참가자들이 대형 성조기를 찢을 예정이라는 소문이 퍼져 경찰은 긴장을늦추지 않고 있다. 또 이날 행사를 앞두고 지난 7일 여중생 촛불 추모행사 후 미대사관 행진 과정에서 연행돼 9일 구속된 전모(28)씨가 "당시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의 몸싸움은 경찰의 과잉진압에서 비롯된 데다 신문지로 헬멧을 쓴 경찰을 때렸을 뿐인데도 구속한것은 과도하다"며 단식 농성을 벌이는 등 양측의 마찰 가능성이 남아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정윤섭기자 chungwon@yna.co.kr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