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법무법인을 통해 SK㈜ 이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헤르메스기업연금운용(Hermes Pensions Management)은 영국계 기금전문 펀드다. 국내 투신업계에 따르면 헤르메스기업연금운용은 영국 기업의 기업연금을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투신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식과 채권 등 이 회사가 운용하는 전체 펀드 자산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3백60억파운드(약 72조원). 전체 자산의 약 60%가량은 영국 통신회사인 브리티시텔레콤의 기업연금(BTPS) 자금이고 나머지 40%는 다른 영국 회사의 기업연금과 금융회사 및 지방자치단체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기업은 물론 미국 아시아 등 전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하고 있다. 기업연금 운용을 전문으로 하는 특성상 장기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투자한 기업의 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 문제에 적극 개입함으로써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투자전략을 쓰고 있다는 게 투신업계 설명이다. 이번 SK㈜ 이사에 대한 소송 제기도 이같은 투자원칙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최근 몇 년간 일부 국내 기업 주식을 대거 매수해 증권업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지난해 6월 한솔제지 지분 8.8%를 확보했다고 금감원에 신고했고,99년 4월엔 대우증권 주식을 5% 이상 매집하기도 했다. SK㈜ 주식도 3년째 보유하고 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