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북한 핵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두고 의견대립을 빚어왔던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 지도자들이 강경대응 쪽으로 공감대를 형성해가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9일 보도했다. 저널은 `한국위기에서 일어난 놀라운 일:공감대'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미국과 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북핵문제에 관해 다자간 외교 해결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되 경제압력을 강화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러한 합의가 지속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미국은 한ㆍ일 지도자와의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핵포기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더욱 단합된 전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저널은 이러한 공감대를 드러내주는 사례로 한ㆍ일 정상회담에서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이 "대화와 압력의 병행"을 언급했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북한이 상황을 악화시킬 경우 이 문제를 더욱 강경하게 다뤄야 한다"고 밝힌점을 들었다. 특히 노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 국방부 내 대표적 강경파인 폴 월포위츠 부장관이 지난달 아시아 국가 순방 과정에서 밝힌 방침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이 신문은 심지어 중국과 러시아도 과거에 비해 대북 강경노선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보인다면서 "북한이 도발적인 행동을 계속한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문제를 다루는 것을 중국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군부와 연계된 중국 학자'의 말을소개했다. 저널은 시각차이가 여전히 남아 있는 아시아 국가들이 이처럼 공감대에 접근해가고 있는 것은 이들이 북한의 핵보유가 초래할 역내 군비경쟁과 안보질서의 변화,지역 불안정 등을 우려하고 있는데다 북한의 계속되는 호전적 행동이 외교적 포용명분을 약화시켰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플루토늄 재처리나 미사일 시험발사 등 앞으로 북한이 취할 또다른 도전적 행위가 아시아 국가들을 분열시킬지 또는 공감대를 더욱 강화할 지는 불확실하다고 이 신문은 진단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