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시집 '살 것만 같던 마음'
[신간] 이소연 시집 '콜리플라워'
▲ 콜리플라워 = 이소연 지음.
"슬픔에 잠겨서도 계속 사랑을 했다 / 질문에 답하다보면 충실해졌다 / 내가 쓴 소설 속에는 언제나 훌륭하고 괴팍한 남자가 등장했고 / 여자들은 여자를 사랑했다 그리고 그것을 아무도 믿지 않았다.

"(시 '충실한 슬픔'에서)
2014년 신춘문예로 등단해 올해로 등단 10년을 맞은 이소연 시인이 어둠을 깊이 응시한 사람만이 발견할 수 있는 다채롭고 입체적인 사랑을 노래한다.

시인은 풍경이나 표면의 아름다움에서 눈을 돌려 사랑의 충만함 이면에 가려진 고독과 불행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죽도록 미워하고서도 시인은 또다시 죽도록 사랑하고픈 열망과 만난다.

그런 게 사랑일 거다.

"여름이 흙탕이다 / 당신이 그만큼 엉망진창이라는 뜻이다 / 속을 모르겠다 (중략) 죽도록 미워하려고 / 중랑천 끝까지 걸어가는 동안 / 죽도록 사랑하고픈 마음이 생기고 난리다"(시 '죽도록, 중랑천'에서)
창비. 144쪽.
[신간] 이소연 시집 '콜리플라워'
▲ 살 것만 같던 마음 = 이영광 지음.
이영광 시인이 4년 만에 선보이는 여덟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일상의 복잡미묘한 감정과 끓어오르는 마음들을 살펴보며 삶과 죽음, 존재의 의미에 관한 사유를 펼쳐 보인다.

"흘러도, 답답히 흐르지 않는 / 강을 보면서, / 누군가를 따지고 / 무언가를 미워했다 / 그곳에서는 아무것도 상하지 않고 / 오직 나만 피 흘리는 중이란 걸 / 모르고서"(시 '강가에서'에서)
상처뿐인 존재들의 영혼을 품어 끌어안으려는 시인의 마음은 고독하고 애잔하다.

"사람을 얻고 잃으며 바쁘게 살았어요 / 마음을 울고 웃으며 곤하게 걸었어요 / 어두운 생각이 들면 말을 하지 마라 / 혼자 말해라, / 혼자에게도 말하지 말아라"(시 '희망 없이' 에서)
시집의 제목 '살 것만 같던 마음'은 수록작 '어두운 마음'의 한 구절에서 따왔다.

희망이 없어 죽을 것 같던 마음에도 언젠가는 살 것 같은 마음이 찾아오는 법이다.

"꽃밭에 떨어진 낙엽처럼, / 낙엽 위로 악착같이 기어나오던 풀꽃처럼 / 젖어오던 마음 / 살 것 같은 마음 / 반짝이며 반짝이며 헤엄쳐 오던 / 살 것만 같던 마음"
창비. 140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