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은 제4회 철의날이다. 우리 경제의 고도성장기를 이끈 주력 산업의 잔칫날이다. 첨단 신소재 산업으로 거듭나려는 용틀임을 하고 있는 우리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점검해봤다. 한국의 철강산업은 대표적 전략산업으로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과 민간의 경영능력이 조화를 이뤄 70년대 이후 한국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2.1%,총 수출의 4.2%를 차지할 정도로 국민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높다. 무엇보다 철강산업의 중요성은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초 소재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 철강은 '산업의 쌀'로 불리며 그동안 자동차 기계 조선 등 수요산업에 저가격 양질의 소재를 제공,이들 산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세계 5위 조강 생산국=지난해 한국 철강산업은 연 4천5백39만t의 조강 생산으로 세계 5위를 차지,전년도 6위에서 한 계단 뛰어올랐다. 개별 기업에서도 포스코가 세계 3위 철강 생산기업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국내 철강산업은 일관제철부문의 경우 일본 미국 등 주요 선진국보다 가격 경쟁력이 23∼27% 우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건비 등 각종 제조 경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1백%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과잉설비에 따른 가동률 저하와 이에 따른 고생산비용 구조에 시달리는 일본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기로 제강부문은 제조원가 중 재료비 비중이 50% 수준으로 매우 높고 물류비 부담이 큰 수입고철 사용 비율이 30%에 육박,가격경쟁력이 취약한 편이다. 여기에 제품개발력 및 고급강 생산기술이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도 2% 내외로 일본보다 크게 낮다. ◆고기능 고부가 제품에 승부=철강업체들은 혁신 철강기술의 개발을 통한 고부가가치화를 발전 전략으로 삼고 있다. 포스코는 기존 고로를 대체하는 신공법인 '파이넥스(FINEX·용융환원제철기술)'를 2005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전기로 업체들도 극청정 신제강 공정기술을 개발 중이다. 현재 압연제품 생산공정과 비교,설비투자비를 40%까지 줄이고 에너지는 85%까지 절감할 수 있는 '스트립캐스팅' 기술도 2007년 상업화를 목표로 개발작업이 진행 중이다. 선진국의 환경규제 강화 움직임와 관련,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억제하는 '제로 이미션(zero emission)'기술개발도 추진 중이다. 고부가 전략 제품의 육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철강업계는 차세대 성장 유망 품목으로 △라이프 라인 스틸(life line steel) △대형 구조물용 철강재(mega structure steel) △나노스틸(nanosteel) △차세대 수송기계용 강재 등을 꼽고 있다. 이구택 철강협회장(포스코 회장)은 "산학연 협력체계를 통해 차세대 성장동력 분야에 대한 사업화를 차질없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