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자들이 참고하는 매매신호 중에 'OO일보 매매신호'라는 게 있다. OO일보 1면에 벌겋게 달아오른 시세 전광판을 바라보며 웃고 있는 증권사 직원의 사진이 연달아 나오면 주식을 팔 때라는 신호다. 반대로 폭락한 주가를 낙담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증권사 직원의 사진이 두번 이상 실리면 바닥이라는 신호다. 위기를 기회로 여기고 투자하는 '청개구리형' 투자전략인 셈이다. 요즘 청개구리형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금융상품이 있다. 바로 연체에 시달리고 있는 2금융권 회사들의 금융채권이다. 이들 채권의 이자율은 최고 연 9%로 은행이자율의 두배가 넘는다. ◆주식과 채권의 장점을 하나로 2금융권 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중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가장 큰 상품은 단연 삼성카드 후순위전환사채다. 채권투자의 안전성과 주식투자의 수익성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카드 후순위전환사채의 발행금액은 총 8천억원. 개인 공모금액이 8천억원을 넘을 경우 전량 개인에게 배정된다. 이 상품의 만기보장수익률은 연 9%(5년만기). 최저 청약금액은 5백만원이다. 전국의 삼성증권 지점에서 6월17∼19일 청약을 받는다. 이 채권은 전환사채의 성격을 갖고 있어 3년 뒤 삼성카드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 3년 이전이라도 삼성카드가 상장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주식 전환가격은 2만4천원이나 상장 시에는 공모가와 전환가를 비교해 낮은 가격을 선택하면 된다. 현재 장외거래가는 2만3천원 선. 상장시점은 이르면 내년 말 또는 내후년 초가 될 전망이다. 만약 이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계속 보유하면 연 9%의 복리가 적용된다. 매년 2% 이자를 받고 만기시 나머지 7%의 이자를 받는다. 5년 만기시 총수익률은 이자소득세(16.5%)를 떼고 43.3%다. 1억원을 투자하면 총 1억4천3백30만원을 받는 셈이다. 하지만 만기전에 상장되면 9%가 아닌 5%가 적용된다. 이 때는 세후 수익률이 22.1%다. 일반 후순위채는 분리과세 대상이지만 삼성카드처럼 전환사채 옵션이 달려있는 후순위채는 분리과세 대상이 아니다. ◆고위험,고수익 할부금융채 연체율 증가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캐피털사들도 후순위채권을 잇따라 발행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연리 9.2%짜리 후순위채권을 오는 19일 8백억원 규모로 발행한다. 주간사는 한양증권이 맡았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은행정기예금에 비해 이자율이 두배 가까이 높아 1억원어치 후순위채를 매입할 경우 이자소득세(16.5%)를 제하고 매달 64만원씩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후순위채의 최소 가입금액은 1억원 이상이며 만기는 5년1개월이다. 이 채권은 전환옵션이 없기 때문에 분리과세도 가능하다. 삼성캐피탈도 이달 들어 삼성증권을 통해 4천억원 규모의 월 이자지급식 후순위채를 개인을 상대로 팔고 있다. 이 채권의 표면금리는 연 8.3%,만기는 3년이다. 하지만 이들 후순위채권은 수익이 높은 만큼 위험성도 크다. 후순위채권은 발행기업이 도산할 경우 변제순위가 예금보다 뒤지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투자원금을 날릴 수도 있다. ◆은행도 카드채 판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말 국민카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자산담보부증권(ABS) 2천억원어치를 팔았다. 이 ABS는 만기 2∼5개월짜리 단기운용상품으로 수익률은 세전 4.9∼5.0%.국민은행이 지급보증을 섰으며 판매 이틀만에 매진됐다. 국민은행은 조만간 2천5백억원을 추가로 판매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이달중 국민카드와 삼성카드 채권을 1천3백억원 가량 시장에 내놓는다. 이 상품의 금리는 5.8%로 정기예금에 비해 2%포인트 가량 높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