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동대문 '패션特區'.. 중국산이 80%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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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패션타운이 흔들리고 있다.
'패션 특구'로 불리며 '패션 한국'의 희망으로 여겨졌던 동대문에 '7월 대란설'까지 나돈다.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동대문은 이미 '중국 옷 판매장'으로 전락했다.
점포 미분양 사태도 심각하다.
불황까지 겹쳤다.
다음달 청계천 복원공사가 시작되면 사정은 더욱 나빠진다.
무엇보다 중국산 의류가 동대문을 점령한 것이 문제다.
동대문 상인들이 직접 만든 의류는 이제 20%선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중국산 원단을 썼거나 중국에서 만들어 가져온 것들이다.
동대문 상권을 지탱해온 원단과 봉제부문 경쟁력이 사라진 것이다.
신당동에 봉제공장을 두고 있는 한 상인은 "봉제 경쟁력이 약해지는 바람에 최근 3년새 동대문 일대 봉제공장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며 "옷 샘플 제작비용이 3년 만에 8배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신상품 개발이 어려워졌다.
동대문 일대에는 최근 3년새 헬로에이피엠을 비롯 10여개 상가가 새로 들어섰다.
현재 상가 수 33개,점포 수는 10만개에 달한다.
반면 동대문 의류의 인기가 시들고 불황이 길어지면서 동대문을 찾는 고객 수는 오히려 줄고 있다.
패션몰 신축 프로젝트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3,4년 전에는 '건물만 지으면 분양은 땅 짚고 헤엄치기'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분양은 문제가 안됐다.
그러나 지금은 분양이 쉽지 않다.
상인들은 현재 분양중인 패션몰들의 분양율이 50% 안팎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동대문 패션상권을 위협하는 경쟁상대는 전국 곳곳에 널려 있다.
아울렛은 물론 백화점 할인점에서도 이월상품을 동대문과 비슷한 가격대에 팔고 있다.
예전 같으면 동대문까지 찾아왔을 고객들이 집 근처 백화점에서 일명 "누운 옷"을 고른다.
청계천 복원공사도 동대문 패션상권에는 악재이다.
다음달 1일 복원공사가 시작되면 중저가 의류 도매를 담당해온 평화 신평화 청평화 등 "평화시장 라인"이 타격을 입는다.
도매업 특성상 이면도로를 이용해 물건을 싣고 내려야 하는데 공사가 시작되면 차를 대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평화시장 라인"이 무너지면 소매상가의 상품 조달에도 차질이 생기게 된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