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 금융시장은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물경기는 여전히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양상이다. 우선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본격적으로 매수에 가담하면서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일 종합주가지수는 훌쩍 650선에 다가섰다. 그러나 실물경기는 갈수록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불황과 침체의 파고가 오히려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자진해서 사업을 포기하는 중소업체들이 줄을 잇고 가동률은 IMF 불황의 한복판이었던 지난 99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백화점 매출이 5개월째 줄어든 가운데 내구소비재의 대표주자인 자동차는 작년 동기보다도 적게 팔리고 있다. 금융시장의 열기가 실물경기 회복을 지원할 것인가, 아니면 침체된 실물경기가 금융시장의 열기를 다시 냉각시켜 갈 것인가. 양분되고 있는 금융과 실물경기 흐름을 종합 진단한다. ----------------------------------------------------------------- 카드채 시장에 온기가 되살아나면서 자금 시장에도 선순환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은행의 카드사합병 방침에 따라 국민카드채를 벌써 '은행채'(국민은행 발행 회사채)로 대접하려는 분위기다. 국민카드채가 은행채로 전환되면서 총 80조원으로 추정되는 카드채중 17.5%(14조원)가 감소함에 따라 삼성카드 등 다른 대형 카드채들도 수익률이 하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KIS채권평가 이재욱 팀장은 2일 "국민카드채는 꾸준히 '사자' 주문이 들어온다"며 "지난달 29일 6.90%에 70억원 어치가 체결된 이후 6%초반까지 '사자' 호가가 들어왔지만 국민카드채를 보유한 쪽이 매도시기를 저울질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카드채는 7%대 후반이면 매매가 가능한 분위기"라며 카드채에 대한 투매양상이 사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월초임에도 삼성카드와 삼성캐피탈 등의 회사채가 활발히 거래됐음을 감안하면 시장 분위기는 최악을 지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 홍 랜드마크투신운용 사장은 "전반적인 카드채 거래 활성화로 이어지기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카드채 시장의 분위기가 상당히 호전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국민카드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상향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