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최대 현안인 경제와 민생 챙기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노 대통령은 1일 낮 지난달 미국 방문때 수행했던 경제사절단과 오는 6∼9일 방일때 수행할 경제인들을 시내 효자동 한 토속음식점으로 초청, 경제현안을 놓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었다. 이날 행사는 노 대통령이 과거 자주 찾았던 효자동의 한 삼계탕 집에서 열렸지만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과 구본무(具本茂) LG 회장, 정몽구(鄭夢九) 현대자동차 회장, 김승연(金昇淵) 한화회장, 손길승(孫吉丞) 전경련 회장 등 재계 거물 들이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경제 상황의 심각성을 감안한 듯 일부 총수들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이날 행사에 참석했고, 간담회도 당초 예정된 시간을 40분 이상 넘겨 2시간 20분이나계속됐다. 이날 행사는 방미 수행경제인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방일 경제수행인들의 협조를당부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대통령과 기업인이 함께 경제회복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성격이 더 강했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노 대통령도 이날 경제인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자신감을 불어넣는데 주력하는모습을 보였다. 특히 노 대통령은 `노조측 입장을 일방적으로 두둔한다'는 일부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노사관계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힘으로써 기업인들의 투자확대 노력을 촉진하려는 태도를 분명히했다. 옆좌석의 이건희 회장이 다소 떨어져 앉아있자 의전비서관을 불러 "이 회장과자리를 가깝게 해라"고 지시, 이 회장이 더 가깝게 앉도록 하는 세심한 배려도 아까지 않을 정도였다. 노 대통령은 "사진에 서먹서먹하게 나가면 안되지 않습니까. 가까이 앉아있는사진이 나가야 뭔가 잘 되겠구나 하고 국민이 안심할 것"이라고 말해 좌중에 웃음과함께 큰 박수가 나왔다. 노 대통령은 이에 멈추지 않고 기업인들의 최대 우려사항인 노사문제에 대해 대화와 토론을 하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노사문제가 국가경쟁력을 훼손하는 사태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최근 기업인들의 국내 투자 확대 계획 발표에 대해 "방미 성과를 어떻게 발전시킬까 걱정하고 있었는데 좋은 투자 계획을 발표해 기쁘다"면서 "모든 것에 자신감을 갖고 정부 정책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뭔가 가능하다고 시작할 때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정부와 기업간 긴밀한 유대감을 강조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대통령 관저에서 김진표 경제부총리 등 경제 부처장관들과 경제관련 청와대 보좌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만찬회의를 갖고 경제정책협의회 운영과 경제정책과제에 대한 토론회를 가졌다. 노 대통령은 또 2일 참여정부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경제민생 챙기기에 주력할 것임을 밝히는 등 향후 국정의 중심축을 `경제살리기' 행보에 둘 것임을 분명히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인사들의 땅 의혹,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 시행 유보 논란 등을 둘러싼국정 혼선을 경제민생 챙기기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