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2.5세대까지 와있는 이동통신 서비스가 3세대(3G·IMT-2000)를 거치지 않고 '4세대(4G)'로 직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세대는 동화상 전화가 특징인 3세대에 비해 데이터 전송속도가 최대 50배 빠르고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접속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5월29일자)에서 "이동통신 분야의 기술발전 속도가 가속화되고 3G의 상용화 시기도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사업자들의 관심이 4G로 급격히 쏠리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실제로 루슨트와 모토로라 노키아 등 세계 주요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 업체들은 '와이어리스 리서치 포럼'을 결성,4G관련 장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이동통신 업체 넥스텔도 최근 4G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 중에서는 일본의 NTT도코모가 이르면 2005년께 4G에 대한 기술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3G를 준비해왔던 유럽의 이동통신 사업자 mmO2,보다폰 등은 투자 규모를 축소하거나 실시시기를 연기하고 있다. 이동통신 관련 각 기업들이 아직 구체적인 개념조차 정의되지 않은 4G서비스에 이처럼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당초 2003년께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했던 3G서비스가 각종 난관에 부딪쳐 그 전망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3G의 핵심 서비스로 꼽히는 주문형 동영상(VOD)이나 멀티미디어메시지서비스(MMS) 등이 현재 상용화돼 있는 2.5세대 서비스(CDMA1X EV-DO)와 큰 차이가 없어,시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또 기존 2세대(CDMA)휴대전화 통신망과의 호환을 위한 단말기 개발도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따라서 3G는 당초 기대와 달리 2세대 서비스인 CDMA의 음성통화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지의 분석이다. 이에 비해 4G이동통신은 아직 기술표준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지만 3G를 훨씬 능가하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우선 데이터 전송속도가 3G보다 10∼50배 정도 빠르다. 때문에 대용량 멀티미디어를 초고속으로 전송하거나 3차원 그래픽영상으로 애니메이션 게임을 하는 것도 가능하게 만드는 등 이전 세대와는 전혀 다른 개념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4G가 브로드밴드(광대역)의 '속도'와 이동전화의 '이동성'을 결합한 형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4G가 전면 상용화되면 개인휴대전화 서비스뿐 아니라 무선인터넷 서비스와 브로드밴드서비스 시장도 넘볼 수 있게 된다"며 "이동통신 사업자들로서는 한 세대(3G)를 건너 뛰는 게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