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31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첫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문제와 중-일 양국 관계 재정립 등 현안을 논의한다. 중-일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은 고이즈미 총리의 작년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이후 이뤄지지 못했다. 특히 국제 외교무대에 데뷔하는 후 주석이 고이즈미 총리와의 첫 공식 대면에서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어떤 종류의 언급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양국 정상은 전날 상트 페테르부르크 건설 300주년 기념 외교행사의 하나로 열린 환영만찬에서 비공식 첫 대면을 하고 과거사 문제로 껄끄러운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인 정책'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원칙에 합의했다고 일본 정부 관리들이 전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회담에서 북한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북-일 간의 과거일본인 납치 문제 등 현안을 타결짓는데 중국이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후 주석에게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이즈미 총리는 특히 지난 4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북-중-미 3자 회담과 같은 다자간 대북 핵협상이 가까운 장래에 또 성사될 경우 일본이 그 중 한 자리를 배정받도록 도와줄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은 또 중국 전역을 휩쓸고 동북아 지역까지 위협하고 있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대처와 관련, 양국이 협력하는 방안에도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이즈미 총리는 앞서 전날 러시아에 도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회담을 가졌다. 고이즈미 총리는 중-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G8(서방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의가 열리는 프랑스 에비앙으로 향할 예정이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교도.A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