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주를 주목할 때다" 최근들어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기술주의 강세가 지속되자 IT주에 대한 낙관론이 피어나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최근 닷새째 오르며 29일(현지시간) 1574.95에 마감,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국내에서도 코스닥지수 상승률이 종합주가지수를 웃돌고 있으며 특히 전자부품 관련주가 탄탄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IT주를 주목해야 한다"며 7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그는 IT경기가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전환하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된다고 밝혔다. ◆신규 주문 증가와 바닥수준인 재고 미국에서 컴퓨터와 전자제품 신규주문이 2001년 가을을 바닥으로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4월 내구재(자동차 항공 가전제품) 주문은 전월대비 2.4% 감소했지만 IT부문은 15.3% 늘어났다. 전월대비로 2개월째,전년 동월대비 4개월째 증가세다. 컴퓨터와 전자제품 재고는 지난 94년 이후 가장 낮고 PC재고는 사상 최저 수준이다. 수요가 약간만 늘어나도 기업들은 생산을 늘려나갈 여건이 갖춰졌다는 얘기다. ◆반도체·컴퓨터가 경기회복 주도 IT부문의 생산도 2001년 하반기중 저점을 통과한 이후 완만한 회복세다. 올 4월 미국의 IT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기준으로 4개월째,전년동월 대비로는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같은 활기는 반도체와 컴퓨터가 주도하고 있다. 전세계 반도체 일괄조립공정(FAB) 가동률은 올 1분기 77%로 전분기보다 높아졌다. 특히 0.18㎛급 이하 미세공정 가동률은 90%수준으로 올라갔다.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지난 4월 컴퓨터부문 공장가동률은 81.1%로 지난 10년동안 평균치보다 1.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IT기업들의 설비투자 압력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2000년 12월 마이너스로 전환된 IT부문의 설비투자 압력(생산증가율-생산능력 증가율)은 26개월만인 올 2월 플러스로 돌아선 이래 4월까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10년간 최저수준인 주가 아시아시장의 IT주는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미국 기술주도 버블기간(1997∼2000년)을 제외한 과거 10년간 평균치에 와 있다고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분석했다. 지난 3년여 동안 기술주의 거품이 거의 꺼졌다는 얘기다. 김석규 대표는 "국내증시에서 최근 3일째 이어지는 외국인 매수세도 IT부문의 모멘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IT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외국인 '사자'가 집중되고 있는데다 IT주 비중이 높은 대만증시에서도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다. 그는 "IT경기에 가장 민감한 기업인 대만 TSMC의 2분기 매출이 전분기대비 25%,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