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미대 출신들이 산업디자인의 중추적인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 부·과장급 중간간부에 머무르던 이들은 기업들이 디자인경영을 중시하면서 최고 디자인 책임자(CDO:Chief Design Officer)로 중용돼 전자 자동차 생활용품 가구분야 등의 산업디자인을 이끌고 있다. 김철호 한국디자인진흥원장이 대표주자 중 한 명.응용미술학을 전공한 그는 LG전자에 입사해 디지털디자인센터장 겸 부사장을 지낸뒤 이달 중순 한국디자인진흥원장에 임명돼 국내 산업디자인정책과 집행을 총괄하고 있다. 전자분야에서는 LG전자의 김진 상무와 심재진 상무가 활약하고 있다. 공업디자인을 전공한 김 상무는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내 정보통신디자인연구소장과 디지털디스플레이 디자인연구소장을 맡아 디자인 연구개발을 이끌고 있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심 상무는 가전제품의 내·외부 디자인과 색상을 총괄하고 있다. 자동차분야에서는 박종서 현대자동차 디자인연구소장 겸 부사장을 꼽을 수 있다. 공예과 출신인 그는 일선 디자이너로 입사해 자동차디자인의 사령탑을 맡았다. 현대자동차 미국 디자인센터의 차종민 상무 역시 홍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화학 및 생활용품 업계에서는 LG화학의 소재구 디자인연구소장,LG생활건강의 이영주 디자인연구소장,남양알로에의 조선희 마케팅담당 이사가 활약하고 있다. 가구업계에서는 김재열 보루네오 상무(가구디자인연구소장)가 대표주자다. 건축미술을 전공한 후 가구업계에서 20년 이상 디자이너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가구분야에서는 수백명의 홍대 미대 출신 디자이너들이 중간간부나 프리랜서디자이너 등으로 뛰고 있다. 이두식 홍대 미술대학장은 "그동안 기업들이 디자이너를 '도구'로 인식해 온 경향이 있었다"며 "그러나 디자인을 경쟁력의 핵심요소로 인식하면서 디자인 전문인력을 임원이나 간부급으로 포진시키는 사례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