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상당수가 유럽연합(EU) 새 헌법 초안이 국가 주권을약화시킬 것으로 우려하는 가운데 영국 정부의 고위 각료들이 이 헌법안을 옹호하고나섰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28일 '더 타임스'의 기고문을 통해 "새로운 유럽 헌법은 영국이 지지하는 것"이라면서 "그것은 개별 국가의 우월성을 분명히 명시하는 안정적인 법 조항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야당인 보수당과 현지 몇몇 일간들은 유럽 단일의 선출직 대통령 및 공동의 외교.안보를 위한 외무장관직 신설을 골자로 하는 새 EU 헌법 초안이 하나의 유럽 초강대국을 탄생시켜 영국의 주권을 잠식할 것이라 우려하며 이 안을 국민투표에회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스트로 장관은 새 헌법에 대한 보수당의 이같은 반대는 EU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에서 기인한다며 "반대를 이끌고 있는 상당수는 정확히 '마스트리히트 조약'이 주권국으로서의 영국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믿었던 사람들로 이들은 자신의 두려움이잘못된 것으로 판명됐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마스트리히트 조약은 지난 92년 존 메이저 총리 당시 체결됐으며 공동의 유럽 외교정책과 단일 통화의 초석을 닦았다.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도 이날 영국은 초안에서 '연방'과 관련된 모든 조항의 삭제를 이끌어내고 세금 균등화 계획을 중단시킴으로써 초안 도출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브라운 장관은 토니 블레어 총리나 대부분의 내각 각료보다 유로존 가입에 더 회의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인물이다. 브라운 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 유럽판에서 "영국민의 대다수는 내각에서 합의된 견해에 합치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독단적)교리'가 아닌 경제에 입각해단일화에 대한 결정을 내림으로써 영국을 통합할 수 있었듯이 영국에서 더 광범위한친(親) 유럽적 합의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한편 영국 정부는 파업권 등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권한을 EU에 부여한다는 새 헌법상의 계획을 저지할 것임을 밝혔다고 BBC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정부 대변인은 새 헌법상 규정이 현재 영국에서 통용되는 것을 넘어선 새로운법적 권리를 담고 있지 않을 경우에만 이같은 계획을 수용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런던 AP=연합뉴스)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