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美 弱달러 정책과 세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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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물가하락)국면에 빠진 국가의 중앙은행이 통화가치 하락을 유도하는것은 올바른 경제정책 방향이다.
자국의 통화가치를 높이는 정책은 디플레를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이 지난 5월 초 "달러 가치는 시장 개입이 배제된 자유로운 경쟁 시장에서 결정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한 것은 두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리플레이션(금리인하나 통화공급 확대 등을 통한 경기부양)을 유도해 경기 회복을 원하기 때문에 현재 수준에서 10% 이상의 달러 하락을 용인할 의지가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둘째,일본이 엔화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시장에 개입하지 말고,적극적으로 리플레 정책을 펼쳐 달라는 주문을 담고 있다.
미 재무부가 약달러 정책을 시사한 의도는 미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를 늘려 생산을 확대하고,동시에 물가하락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달러 가치가 10% 떨어질 경우 2년 후 미 경제 성장률이 1.6%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침체 조짐을 보이는 미국 경기를 부양시켜 성장 궤도로 진입시키려면 현 시점에서 달러약세 정책이 최선이라는 게 조지 W 부시 정권의 판단이다.
따라서 미국 외 다른 국가들이 인위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대신 리플레 정책으로 대응한다면 세계경제를 회복시키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이 달러 가치 하락을 막을 의사가 없다고 밝힌 것은 매우 현명한 대응이다.
유럽지역의 인플레율이 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중앙은행이 취할 수 있는 대책은 금리를 떨어뜨려 경기회복에 중요한 수요를 자극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일본 재무성은 엔화 매각,달러 매입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달러약세 움직임을 막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잘못된 선택으로 장기적으론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
일본정부는 5월 들어 대규모로 달러를 사들이고 엔화를 매각하고 있다.
하지만 달러 약세가 분명한 상황 아래에서 통화시장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은 올바른 대책이 아니다.
좀더 건설적인 정책 대응은 일본은행이 적극적으로 리플레 정책을 전개하는 것이다.
특히 인플레 목표치를 1∼2%까지 높여 국내외 투자자와 소비자에게 물가를 올리겠다는 확신을 보여줘야 한다.
이를 위해 외국채권이나 주식 등을 대거 사들일 필요가 있다.
그래야 리플레 효과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경기회복으로 이어진다.
일본이 리플레 정책을 전개할 경우 미국의 약달러 정책은 세계 경기 회복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이 엔화 강세,달러 약세를 받아 들이면 위안화의 평가 절상을 거부하고 있는 중국에도 압력으로 작용할수 있다.
아시아 경제가 지속적으로 회복돼 세계 경제 회복의 원동력이 되기 위해선 일본과 중국 모두 적극적으로 리플레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만약 일본이 리플레 정책을 거부하는 길을 선택,시장개입을 통해 달러 매입 규모를 확대해 나간다면 엔고를 막다가 손해를 볼 게 뻔하다.
떨어지는 달러 표시 자산을 더욱 많이 떠맡을 뿐이다.
이러한 정책 선택은 일본의 국익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일본은 추가적인 리플레 정책을 채택,경기 회복에 나서 세계적인 시장변화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
그래야 각국 모두에 이익이 될 것이다.
정리=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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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연구소의 존 메이킨 수석연구원이 니혼게이자이신문(5월27일자)에 기고한 '미 달러 약세 정책과 세계경제'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