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대 회장, 대우자동차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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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대 대우자동차 회장 겸 법정관리인이 곧 회사를 떠난다.
지난 2000년 10월 말 대우차 사령탑을 맡은 지 2년7개월 만이다.
기아자동차와 대우차를 매각하는 등 한국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을 주도해온 이 회장은 앞으로 자신의 실전 경험과 지식을 후학들에게 전수하기 위해 대학 강단에 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회장은 27일 "GM대우차에 넘기지 않은 대우차 자산 정리작업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홀가분하게 떠날 때라고 생각한다"며 "법원에 그만두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구조조정과 관련한 몇 가지 남은 일을 정리한 뒤 법원과 상의해 후임자가 확정되는 대로 사표를 낼 계획이다.
그는 "여러모로 부족한 사람이 회사를 맡아 많은 근로자들을 정리해고하고 협력업체들에도 물품대금을 충분히 지급하지 못한 일은 지금도 가슴 아프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회장은 복잡한 해외자산 등의 문제로 대우차 매각이 기아차 매각에 비해 10배는 힘들었다며 "모질고 독한 마음을 먹지 않았더라면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동안 쌓인 피로로 지친 심신을 달래려면 적어도 6개월은 쉬어야 할 것 같다고도 했다.
다만 "기아차나 대우차나 끝내 문을 닫지 않고 매각할 수 있었던 것은 일생의 보람"이라며 "채권단과 근로자들이 고통을 분담해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정통 기업인 출신이 아니면서도 존폐의 기로에 선 대형 자동차 업체들을 맡아 성공적으로 구조조정과 매각을 완료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언론사와 연구소에서 익힌 균형감각과 폭넓은 시야,특유의 뚝심을 앞세워 수많은 이해관계를 무난하게 조정했다는 평이다.
때문에 참여정부 출범 당시 산업자원부 장관 1순위로 거명되기도 했다.
이 회장은 고향인 울산에서 대학 교편을 잡고 싶다고 말하고 있으나 몇몇 서울 소재 대학이 강의를 맡아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