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26일 나라종금 로비의혹 및 노무현 대통령 친형 건평씨의 부동산 투기의혹과 관련,"노 대통령의 입을 통하지 않고는 진상을 밝힐 수 없다"며 "노 대통령은 진상을 고백하고 난마처럼 얽힌 국정운영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측근들이 받은 돈이 정치자금이든 로비자금이든 그 최종 귀착지는 노 대통령"이라고 지적한 뒤 "친형 등 일가 친지들이 땅을 사고 팔았으나 그 돈의 출입처도 노 대통령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진상고백 시점과 관련,"취임100일 전후에 밝히든지,늦어도 다음달 6일 방일 출국 이전에 국민 앞에 천명하고 후속조치에 착수해야 한다"며 "자신의 해명이 진실하다는 점을 밝히기 위해 검찰에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를 지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검찰은 속보이는 봐주기,얼치기수사로 결국 안희정씨를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사건을 얼버무리고 있으며, 건평씨의 사건에 대해선 아예 수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더이상 머뭇거리면 '토붕(土崩)의 화(禍)'를 면치 못하고,초기에 치유하지 못하면 불치의 만성병에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대표는 "한나라당은 대통령과 관련된 전대미문의 비리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특위를 구성키로 결정했다"면서 "검찰수사가 미진하거나 특위 활동 결과에 따라 '특검제' 도입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이 지난해 관훈토론에서 '숨은 재산이 있으면 재산도 대통령후보 자리도 내놓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장면을 생생히 기억한다"며 "노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국민을 속이려다 결국 하야의 길을 걸은 미국 닉슨 대통령의 사례를 상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배·홍영식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