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지난 1분기중 직원 1인당 영업이익이 대부분 작년 1분기보다 크게 감소했다. 반면 이들이 지출한 영업비용은 우리은행만 작년보다 줄이는데 성공했고 나머지는 모두 늘어났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자체 경비절감 노력은 게을리한 채 최근의 영업환경 악화에 따른 부담을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중 8개 시중은행 가운데 6개 은행의 1인당 영업이익이 감소세를 보였다. 1인당 영업이익은 영업수익에서 대손충당금 등 영업비용을 차감한 전체 영업이익을 정규 직원수로 나눈 개념으로, 은행의 생산성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제일은행의 1인당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 마이너스 2천3백만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비용은 작년 1분기 4천2백11억원에서 5천8백71억원으로 39.4% 늘었다. 조흥은행의 1인당 영업이익도 올 1분기 13만원에 불과, 작년 동기(1천4백8만원)보다 99% 급감했다. 같은 기간 영업비용은 1조8백99억원에서 1조4천2백66억원으로 30.9% 증가했다. 서울은행과 합병한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1분기 1인당 영업이익이 3백50만원으로,합병 전인 작년 1분기(3천8백90만원)보다 91%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비용은 7천5백27억원에서 1조3천4백73억원으로 79% 증가했다. 1분기중 1인당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우리은행과 외환은행 뿐이었다. 우리은행의 경우 영업비용도 1천1백93억원 줄여 상대적으로 경영효율성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은행들은 이처럼 수익성이 떨어지자 예금금리 및 수수료 조정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은행 평균 예금금리는 작년말 4.69%에서 지난 3월말 4.30%로 3개월동안 0.39%포인트나 떨어졌다. 또 같은 기간 수수료를 잇따라 신설하거나 2∼3배 인상했다. 한 은행장은 이와 관련, "은행들이 이미 1차적인 대규모 전산투자를 끝낸 상황에서 영업비용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은 생각해볼 문제"라며 "경기침체기엔 특히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1인당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