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영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원장 등 문화예술인60여명은 21일 오전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안정적인 문예진흥기금 재원 확보를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안정적이고도 항구적인 문화예술 재원을 확보해야 하는 것은우리 모두의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전제한 뒤 "오는 6월 임시국회에 상정될 '통합복권법'에서 반드시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삶의 질에 대한 관심과 문화비의 증가는 문예진흥기금에 더 많은 역할을 요구하고 있고 지원수요도 계속 늘어 문예진흥기금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복권 수익금의 약 25%를 예술지원에 쓰는 호주를 비롯해 영국.캐나다. 미국.스위스처럼 로또복권 수익금의 5% 이상이 문예진흥기금으로 배분돼야 한다는 게 문화예술인들의 최소한의 요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문예진흥기금 조성목표액은 최소 1조5천억원으로 대폭 상향돼야 하며 이런 맥락에서 모금제도 폐지 역시 재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 원장은 "주 5일 근무제 도입 등으로 국민의 문화에 대한 욕구와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기금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리지는 못할망정 폐지한다는 것은 야만으로의 퇴행이 아닌가 싶다"며 "지속적.안정적인 문예진흥기금 재원 확보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김정옥 전 문예진흥원장도 "말로는 모두들 문화의 세기라며 문화가 중요하다고들 하지만 결국 기금모금 폐지 역시 문화논리가 아닌 경제논리로 결정된 것 아니냐"고 질타한 뒤 "'문화가 불쌍하니까 끼워준다'는 식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지원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이들 외에도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이성림 회장과 김종헌 사무총장,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김윤수 이사장, 문화개혁을위한시민연대 김정현 대표, 연극배우협회 허현호 회장, 한국연극협회 최종원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총리실을 방문, 이같은 문화예술계의 요구를 전달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