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지난 3월 국가주석직에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 프랑스 등 해외순방길에 올라 중-미, 중-러, 중-일 정상회담 등을 통해 국제정치 무대에 본격 나선다. 장치웨(章啓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후 주석은 러시아상트 페테르부르크시 건립 300주년 기념식 참석에 앞서 26일부터 사흘간 러시아를국빈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후 주석은 방문기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데 이어 29일에는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4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러시아, 중국으로 이뤄진 지역안보협력기구 `상하이그룹' 정상회담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후 주석은 이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과 상트 페테르부르크시 건립 3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는 자리에서 처음으로 양국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이는 고이즈미 총리가 8월 중국을 방문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으로 보인다. 후 주석은 이어 선진 7개국과 러시아(G8)가 오는 6월1일 개최하는 연례 정상회담에 맞춰 열리는 비공식 남북회의에 참석, 남북간의 불균형 문제와 세계경제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은 G8 회원국이 아니지만 후 주석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의 초청으로 비공식 남북회담에 참석한다. 후 주석은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중-미, 중-일 등 정상회담을 할 계획으로 구체적인 일정을 짜고 있다고 장치웨 대변인은 말했다. 후 주석은 지난 3월 취임 이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산방지 등 주로 국내 문제에 주력해왔는데,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국제정치 무대에 나서고 있다. 당초 베이징(北京)의 서방 소식통들은 후주석이 당분간 외교의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장쩌민(江澤民) 국가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게 주요 외교문제를 맡길 것으로 예상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