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담첨자들 투자성향은 '노 리스크'. 로또 담첨자 78명 상담해 준 국민은행 이인영 부장 "로또복권 1등 당첨자들의 관심은 '돈을 어떻게 불리냐'가 아니라 오로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윤택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입니다. 저는 새로운 삶을 시작한 당첨자들을 위한 일종의 인생 상담자인 셈이죠" 국민은행 복권사업팀 이인영 부장(47)은 로또복권이 첫 발매된 지난해 12월부터 매주 월요일만 되면 1등 당첨자들을 만나 1시간 가량 자산운용 상담을 해주고 있다. 여태까지 만난 당첨자만 78명.상담 금액은 적게는 7억원에서 많게는 4백9억원에 이른다. 지난 75년 국민은행에 입사,영업부 부부장,용두동 지점장 등을 거치며 금융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 부장은 당초 1등 당첨자에게 재테크 전략을 컨설팅줄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의 생각과는 달리 당첨자들의 관심은 '고수익'보다는 '안정성'에 있었다. 생전에 쓰고 남을만큼 돈을 얻은 까닭에 목돈을 불리기 위해 리스크를 무릅쓰기 보다는 원금을 그대로 보전하는데 더 신경을 쓰는 것이다. "일단 수십억원이라는 목돈이 들어오면 투자성향이 놀랍게도 '로 리스크 로 리턴(low risk low return,위험도 낮고 수익률도 낮게)으로 변하더군요" 이런 성향을 지닌 로또 당첨자들에게 그가 즐겨 추천하는 자산운용법은 '3분법'.당첨금을 부동산과 예금,유동자산으로 골고루 나눠 투자하라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3분법에 유동자산 대신 주식이 포함되지만 이 부장은 원금을 까먹을 수 있는 주식투자는 권하지 않는다. 이 가운데 우선 추천하는 건 아파트(부동산) 매입이다. 전·월세 무주택자는 반드시 집을 한 채 사도록 권유하고 이미 주택을 가진 사람이라면 주변환경이 좋은 곳으로 이사하도록 권유한다. 하지만 아파트에만 집중 투자하는 건 위험하다고 덧붙인다. 이 부장은 "국내 경기가 초기 '버블'(거품)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투기억제책으로 '상투'를 잡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로또 당첨자들의 또 다른 고민은 '다니는 직장을 관둬야 하는지'다. 이 부장은 웬만하면 회사에 다니며 월급을 유동 자금으로 활용할 것을 조언한다. "로또 복권에 대한 인식이 왜곡돼 있습니다. 당첨자들이 정상적이고 윤택한 삶을 누린다면 로또에 대한 편견도 점차 없어지겠죠"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