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대법원은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前)대통령이 지난 90년대 초반 두차례 집단살해를 지시한 혐의를 찾아내고 살인죄에 의한 재판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현지 언론이 15일 보도했다. 호세 루이스 레카로스 대법원 판사는 1년여 조사 끝에 후지모리 전대통령이 91년과 92년 `콜리나 그룹'이라 불리는 암살단에 지시를 내려 무고한 시민들을 좌익게릴라 동조세력으로 몰아 집단살해한 사건에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대법원 관계자가 전했다. 레카로스 판사에 따르면 페루 전 대통령은 `콜리나 그룹'이 91년 수도 리마의빈민가인 바리오스 알토스 지역에서 좌익 게릴라 동조세력으로 의심되는 15명을 살해하고 이듬해에는 라 칸투타 대학의 학생 9명과 교수 1명을 납치해 살해한 사건과관련돼 있다는 혐의다. 대법원은 페루 정부가 후지모리 전대통령의 신병인도를 요구하는 서한을 6월이나 7월께 일본에 전달할 예정인 만큼 이를 지켜보며 후지모리 전대통령에 대한 살인혐의 재판을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일본은 2000년 11월 부패 추문으로 정권이 위기에 몰리자 일본으로 도망간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해 인터폴(국제형사기구)이 발부한 체포영장은 충분치 않다며 신병인도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