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1년의 공직생활을 끝내고 은(銀)용액 제조기 업체인 코코실버 회장으로 새 인생을 시작한 임내규 전 산업자원부 차관(55)이 마케팅 활동차 중국을 방문했다. 임 회장은 사스 예방에 써 달라며 1억원 상당의 은용액제조기 2백대를 12일 베이징시 차오양구에 기증했다. "은은 6백40여종의 균을 소독하는 효과가 있습니다.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균까지 듣는다면 그만한 마케팅이 없지 않겠습니까." 사스 퇴치를 돕기 위한 한국 기업들의 성금이 답지하고 있으나 대부분 중국지사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을 뿐 서울에서 경영진이 직접 날아와 기증한 것은 드문 일이다. 임 회장은 안정오 코코실버 사장과는 특허청장 시절 알게 됐다면서 안 사장이 "마케팅을 도와달라"고 요청해왔다고 코코실버 회장이 된 배경을 설명했다. 임 회장은 우스갯소리를 잘 하기로 유명하다. '국마차회'(국민의정부 마지막 차관 모임)에서 '엔돌핀 의장'으로 통할 정도다. 그는 "경영에도 유머감각이 필요하다며 특히 노사분규를 줄일 수 있는 길은 유머경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유머경영연구원을 발족하고 월간 유머경영 잡지도 낼 계획이라고 했다. 공직에 있을 때와 다른 점을 들려 달라는 질문에 그는 "관악산 정상을 오르는 길이 여러 갈래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웃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