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가 다시 이슈가 된다면 그 때가 한국 주식을 대량 매입할 때다." 월가에서 한국투자 전문펀드로 잘 알려진 '매튜코리아펀드' 관계자의 분석이다. 한국 증시가 바닥을 쳤고,이제는 상승할 일만 남았다는 낙관론이 깔려 있다. 요즘 월가의 한국전문가들 사이에선 한국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상당히 강해지고 있다. 코리아펀드 등 한국에 투자하는 많은 펀드들이 현금비중을 아주 낮은 상태로 유지하고 있는게 이를 말해준다. 이미 주식을 상당액 사놓고 있으며,지금도 현금이 들어오는 대로 주식매입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3월 북핵 위기가 가파르게 전개될 때 헤지펀드 등을 필두로 한국 주식을 대거 내다 팔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지난 한두달 사이 한국에 대한 평가가 크게 달라진 가장 큰 요인은 북핵문제가 외교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여전히 '대북 선제공격'이란 단어를 꺼내는 등 북핵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은 외교적으로 해결될 것이란게 월가 전문가들의 확신이다. "북한의 핵 문제는 본질적으로 핵포기가 목적인 만큼 정권교체가 목적이었던 이라크와는 성격이 다르고,당사자인 한국은 물론 중국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들이 '무력사용'에 반대하고 있어 군사적으로 문제를 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김진표 경제부총리가 차영구 국방부정책실장 반기문 청와대 외교보좌관과 함께 월가를 방문,한반도에서의 전쟁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간 것도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데 크게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미 양국 사정에 정통한 뉴욕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을 맡고 있는 도날드 그레그 전 주한대사는 "미국이 북한을 무력으로 공격할 확률은 0%"라고 단언했다.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확신도 한국에 대한 시각을 긍정적으로 돌려놓고 있다. 최근 주미상공회의소에서 월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대상의 대부분이 '한국경제는 양호한 상태"라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의 CEO 등 경영자들과 교수 전략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 대부분은 한국 경제가 북핵위기 때문에 일시적인 저평가를 받고 있지만 기본적인 펀더멘털은 튼튼하다고 답했다. 한국경제를 '1(매우 취약)에서 5(매우 양호)'사이로 평가했을 때,이들이 제시한 평균 점수는 3.3점 이었다. 이라크전쟁이 끝나면서 미국 경제가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고,이에 따라 뉴욕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도 한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미국경제가 호전되면 한국 경제도 좋아질 것이란 논리다. 한 관계자는 "지난 3월 한국물 매도사태도 엄밀히 따져보면 북핵문제 때문이라기 보다는 미국 증시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이 동시에 해외비중을 낮췄던 영향이 크다"며 "한국증시는 미국 증시가 오르면 북핵위기와 관계없이 동반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낙관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대체로 한국증시의 바닥선을 종합주가지수 550선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이라크파병을 이끌어냈던 노무현 대통령이 이번 방미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만나 그동안 다소 긴장상태를 유지했던 한·미 관계를 호전시킬 경우 한국 증시가 바닥을 굳히고 상승하는 발판을 구축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