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이 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포항지부 및 경남지부의 파업으로 선박용 후판(두꺼운 철판)을 공급받지 못해 7일부터 조업 중단에 들어간다. INI스틸 포항공장은 원자재 반입이 끊겨 4개 전기로중 3개가 6일 오후부터 가동 중단됐다. 자동차 가전업체도 강판 공급 차질로 조업단축 위기에 몰리는 등 화물연대의 파업이 주요 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 포항.경남지부의 파업으로 포스코와 포항지역 철강공장의 제품 및 원자재 수송이 전면 중단돼 관련산업이 '물류공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화물연대는 지난 2일부터 운송료 인상, 경유가 인하 등을 요구하며 포스코 INI스틸 동국제강 등 포항지역 철강업체의 출입구를 막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로부터 하루 8백10t의 선박용 후판을 공급받는 울산의 현대미포조선은 원자재가 바닥나 7일부터 가동이 중단된다. 포항∼울산간 육로를 통해서만 포스코의 후판을 공급받아 왔기 때문에 공장을 세우는 것 외에는 달리 대책이 없다는 것. 이 회사 관계자는 "철판의 표면처리와 절단, 조립공정이 모두 중단되고 있으며 1∼2일 내 물량이 공급되지 않으면 선박 인도 일정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된다"고 우려했다. 화물연대의 차량이 출입문을 가로막아 대체 수송수단을 확보해놓고도 운용하지 못하고 있는 포스코 포항제철소에는 육로 출하의 중단으로 재고가 급속히 불어나고 있다. 하루 평균 3만2천t의 철강재를 출하하는 포항제철소는 매일 2만t의 재고를 떠안고 있다. 하루 피해금액만 1백억원이 넘는다는 설명이다. 6일 현재 10만t이 재고로 쌓여 있다. 화물연대의 파업 여파는 당진 광양 등 철강업체가 위치한 주요 산업공단으로 확산되고 있다. 당장 한보철강과 동국제강 환영철강 등 국내 철근 공급량의 60%를 차지하는 업체들도 6일부터 제품출하와 원자재 입고가 '원천봉쇄'됐다. 국내 최대의 화주(貨主)인 포스코의 손발이 묶이면서 1,2차 가공업체들도 연쇄적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당장 포항 철강연관단지 내 2백여개 업체가 손을 놓고 있다. 조선은 물론 자동차 전자업체들도 '날벼락'을 맞고 있다. 자동차용 냉연강판의 20%를 포스코에 의존하고 있는 현대차 울산공장은 재고물량이 10일치밖에 없다. 화물연대의 파업이 풀리지 않으면 내주부터는 조업단축이 불가피하다. 파업이 이달 말까지 지속되면 삼성전자 광주공장의 냉장고 생산라인과 LG전자 창원가전공장도 정상가동이 불가능하다. 하인식(울산).김태현(부산).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