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게 경제교육을] 제4부 : (3) '생산비와 이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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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시 스프링 오크스(Spring Oaks) 중학교.
2학년 가사시간에 경제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강사는 휴렛팩커드의 시스템 애널리스트인 리처드 커민스.
휴렛팩커드는 기업 이미지를 홍보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한다는 차원에서 간부 직원들을 일주일에 한 시간씩 경제교사로 내보내고 있다.
강의 준비 등은 경제교육 비영리 시민단체인 JA(Junior Achievement)에서 도움받는다.
오늘의 강의 제목은 '생산비와 이윤'.
◆ 강의 시나리오를 짜라
'햄버거 값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알려줘라.'
커민스가 강의노트 첫 쪽에 적은 내용이다.
강의 핵심인 '생산비'와 '이윤'의 개념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다.
노트에는 수업시간에 반드시 언급해야 할 단어들도 들어 있다.
'경쟁' '고정비' '변동비' '인센티브' '자원' 등.
수업이 시작되자 커민스는 칠판에 9개의 점을 그렸다.
4개의 직선을 이용, 연필을 떼지 않고 9개의 점을 모두 이을 수 있는지 물었다.
학생들은 사각형의 형태로 답을 찾으려고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기업 경영은 사고의 한계를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삼각형 형태로도 9개 점을 모두 연결할 수 있지요. 이른바 '상자 밖의 창의적인 사고(Thinking outside the box)'가 필요한 거죠."
이어 '햄버거'가 그려진 교과서를 펼쳤다.
"가장 맛있는 햄버거를 파는 가게가 어디지요?"라는 질문에 다양한 대답이 나왔다.
자연스럽게 토론 분위기가 갖춰졌다.
강의노트에서 이미 예상한 시나리오 그대로다.
"왜 햄버거를 파는 가게가 여러 곳이어서 경쟁이 일어날까요?"(커민스)
"그야 더 나은 햄버거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계속 생겨나기 때문이죠."(학생들)
커민스가 의도한 답이 나왔다.
햄버거를 사먹고자 하는 사람(수요자)이 있는 한 햄버거를 팔아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공급자)은 영원히 존재할 것이라고 커민스는 설명했다.
◆ 재미난 토론으로 어려운 개념을 배운다
"자본(capital)이란 상품과 서비스를 만드는데 쓰이는 요소들입니다. 햄버거를 만들 때 어떤 자본이 필요할까요?"
공장 가게 빵 치즈 요리사 웨이터 등이라고 학생들이 대답했다.
커민스는 이들 대답을 세가지로 분류, 칠판에 적었다.
"빵 치즈 토마토 상추 등은 소비자들이 먹는 햄버거에 포함된 구성 요소로 '원재료'라고 부르지요. 요리사 매니저 웨이터 등 사람들은 '인적자본'이라고 합니다."(커민스)
"나머지는 뭐라고 부르죠?"(학생 매튜 마타)
"공장 기계 가게 오븐 등은 햄버거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것들입니다. 여러 번 구입할 필요는 없지만 반드시 한 번쯤은 사야 할 요소들이지요. 이를 '설비'라고 말한단다."(커민스)
설명은 계속됐다.
"임대료 기계 보험료 등은 햄버거가 잘 팔리든 안 팔리든 꾸준히 들어가는 비용이어서 '고정비'라고 해요. 쇠고기 치즈 등은 장사가 잘 되면 많이 쓰이고 안 되면 줄기 때문에 '가변비'라고 하지."
◆ 개념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커민스는 학생들에게 1달러45센트짜리 햄버거 하나를 만들도록 했다.
생산비를 생각해 11센트의 순이익을 내도록 주문했다.
기업은 법인세 등 세금을 내야 한다는 세제도 강조했다.
"이익을 늘리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예요. 첫째는 비용을 줄이는 방법, 둘째는 매출을 늘리는 방법, 셋째는 가격을 올리는 방법이지요.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경영자 스스로가 고민해야 해요."(커민스)
휴스턴(텍사스주)=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