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추정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중국 당국이 사스의 장기화 가능성을 경고하고, 걸프지역에서도 첫 의심환자가 나오는 등 사스의 기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베트남, 홍콩, 캐나다 등 일부 국가들에서 사스가 진정기미를 보이는 것과는 달리 걸프지역에서도 29일 처음 사스 의심환자가 보고됐고, 아프리카대륙에서는 첫번째 사스 사망자가 나왔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29일 방콕에서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 중국이공동으로 사스 정상회담을 가진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에서 사스가 장기간 계속돼중대하고 만연된 질병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 노력으로 상황이 반전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방콕 사스 회담에 참석한 데이비드 헤이먼 세계보건기구(WHO) 전염병 국장도 "사스가 일부 국가에서 수그러들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풍토병으로 정학할 위험성이높다"고 우려했다. WHO는 29일 오후 5시 현재 사스 감염 확인자와 추정환자를 합쳐 사스 환자는 전세계에서 5천462명으로 집계됐고 사망자는 하루 동안 32명이 늘어난 353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에서는 29일 다시 사망자가 9명 늘어 148명, 감염자가 200여명 늘어 3천303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감염자 수가 다소 진정세를 보이는 홍콩에서는 사망자가 150명, 감염자가 1천572명에 달했다. 주요 피해지역인 중국과 홍콩 두 곳을 합칠경우 감염자는 전세계의 89.2%, 사망자는 84.4%나 된다. 약 4%에 머물던 사스 치사율도 6.5%로 올라갔다고 WHO는 말했다. WHO는 한국에서 첫 사스 추정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사스 피해 국가 및 지역은모두 29곳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한편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는 아프리카의 첫 사스 추정환자가 29일 남아공 프리토리아에서 숨졌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환자의 직접적 사인은 사스 바이러스가아닌 심장마비라고 덧붙였다. 남아공 보건부 대변인은 "홍콩 여행에서 돌아온 직후 사스 증상을 보임에 따라사스 추정환자로 진단된 62세 남자"가 이날 저녁 숨졌으며 병원 당국은 사스 바이러스와 관련없는 심장합병증을 직접적 사인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카타르 정부는 항공기 여승무원을 포함한 2명이 사스와 관련된 증상을 보여입원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이는 걸프지역 국가에서 발생한 첫 사스 의심환자이다. 아흐메드 하즈르 카타르 보건장관은 QNA통신과 회견에서 고열 증상을 보이는 여승무원은 12일 전 태국을 여행했으며 폐렴증상이 있는 다른 남자 환자는 카타르 군기지에서 거주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베트남이 28일 사스 발생국 중 처음으로 `사스 퇴치'를 선언한 데 이어WHO는 토론토에 부과했던 사스 위험지역 여행자제령을 일주일만인 30일부터 해제할것이라고 29일 밝혔다. WHO의 이번 결정은 그로 할렘 브룬틀란트 WHO 사무총장이 캐나다 온타리오주 보건장관과 회담한 후 공표됐다. WHO의 여행자제령에 강력 반발했던 캐나다 당국은 29일 사스 환자 2명이 늘어 전체 감염자는 사망자 21명을 포함한 346명이라고 발표했다. WHO는 그러나 중국 베이징과 산시(山西)성, 광둥(廣東)성, 홍콩에 대한 여행자제 권고 조치는 계속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베이징.방콕=연합뉴스) 조성대.김성겸 특파원 sdcho@yna.co.kr sungkyu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