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평양에서 개막된 제10차 남북장관급 회담은 이전 회담과 비교할 때 `가장 싸늘한' 분위기속에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 주장'으로 남북 당국간에 최악의 냉기류가 형성돼 회담장에서 격론이 예상되는데다 여흥격인 명승지 참관, 공연관람 행사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피해 방지를 이유로 전혀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간 남북 장관급 회담의 경우 전체회의, 실무접촉 등의 공식 일정과는 별도로명승지 참관, 공연관람 행사가 1∼2차례 실시되고 환영만찬 등도 성대하게 치러져왔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는 단 한번의 야외행사도 없고 환영만찬도 숙소인 평양고려호텔에서 양측 대표단이 첫날 저녁을 함께 하는 것으로 간소화됐다. 회담에 앞선 판문점 연락관 접촉에서 우리측은 이번 행사를 회담 위주로 간소화하자고 제안했으며, 북측도 최근 동북아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사스 피해를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대표단의 이동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맥락에서 회담 장소도 인민문화궁전이 아닌 평양고려호텔로 정해졌다. 북측은 특히 사스 피해 방지를 이유로 중국 국경 접경지역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며 우리 측 대표단에 대한 검역절차를 밟아줄 것을 요청해 방북인원 43명 전원에대한 검역이 지난 26일 오후 남북대화사무국에서 실시됐다. 그러나 회담장 분위기는 심상찮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 대표단은 북한이 베이징 3자회담에서 밝힌 `핵무기 보유' 언급에 주목하고 이번 회담에서 공식 해명을 들은 뒤 그것이 사실이라면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에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강하게 문제제기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베이징 회담에 한국을 배제한 것과 관련해서도, "이게 북측이 주장해온 민족공조냐"고 강하게 따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측은 `핵 문제는 북-미문제'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고, 대북송금수사를 들먹이며 새 정부의 6.15 공동선언 이행의지가 의심스럽다는 투로 역공세를취할 가능성이 커 회담장에서 고성이 오갈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