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무기 보유' 주장을 계기로 북핵 파문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남북한은 27일 오후 평양 고려호텔에서제10차 장관급회담 첫 전체회의를 열어 핵 문제 등 주요 현안들을 놓고 의견을 나눈다. 29일까지 사흘간 계속되는 이번 회담에서 정부는 북한이 베이징 3자 회담에서밝힌 `핵무기 보유' 언급에 대한 공식 해명을 듣고 그것이 사실일 경우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을 비롯한 각종 국제규범에 대한 중대한 위반임을 지적하고, 보유한 핵무기 폐기를 포함한 핵개발 포기 등 태도 변화를 강력히 촉구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베이징 회담에 한국을 배제한 까닭 등을 따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은 출발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핵 문제가 `베이징 3자회담'을 전환점으로 한 단계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있다"며 "(이번 회담에서) 기본적으로 북한이 핵을 가지면 안된다는 입장을 확실히전달하고 핵보유 발언이 사실이라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의 중대한 위반이라는점을 집중적으로 얘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또 "북한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피해 방지를 위해 국경 출입을 통제하고 모든 외부인의 출입 통로를 폐쇄한 상황에서도 장관급 회담을 개최하는것을 볼 때 당국간 대화 의지는 분명하다"며 "이번 회담에서 (핵 문제와 관련) 북측의 자세 변화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핵 문제는 북-미간의 문제'라며 관련 논의를 피하는 대신,오히려 대북송금 특검수사 등을 거론하면서 새 정부가 6.15 공동선언 이행 의지가있는 지 여부 등에 대해 역공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쌀과 비료 등을 지원해 줄 것을 우리측에 공식으로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나, 북한의 `핵무기 보유' 주장을 계기로 국내 비판여론이 커지고 있어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 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에 앞서 정 장관과 김광림(金光琳) 재경부 차관, 오지철(吳志哲) 문화관광부차관, 신언상(申彦祥)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서영교(徐永敎) 국장으로 구성된 남측대표단과 회담 지원인력, 취재진을 포함해 43명은 방북을 위해 이날 오전 8시25분께서울 삼청동 남북대화사무국을 출발했다. 남측 대표단은 오전 10시께 인천국제공항에서 전세기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거쳐평양 순안공항으로 향했다. 양측 대표단은 이날 오후 3시께 회담장인 평양 고려호텔에서 장관급회담 첫 전체회의를 개최하며 저녁에는 남북 대표단이 저녁을 함께 할 예정이다. 북측은 제9차 서울 장관급회담에서와 마찬가지로 김령성 내각책임참사를 단장으로 해서 최성익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 조성발 내각 사무국 참사, 김만길 문화성 국장, 김춘근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서기장이 대표단으로 참가한다. 한편 이번 장관급 회담에서는 사스 피해 방지를 이유로 공식 회담 일정 이외에참관 또는 공연관람 행사는 일체 열리지 않는다. (서울=연합뉴스) 이 유.인교준 기자 lye@yna.co.kr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