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중국 車값이 비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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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모터쇼가 열리고 있는 상하이 푸둥(浦東)의 신국제전람중심.밀려드는 관람객으로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관객들이 뿜어내는 열기는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중국발 사스 공포를 몰아내기에 충분했다.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최신 제품을 대거 전시,중국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전시회장에서 만난 국내 한 자동차업체의 상하이 주재원에게 전람회 품평회를 부탁하자 그는 "겉으로만 점점 더 화려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중국 자동차 시장은 속으로 크게 뒤틀려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시장 왜곡의 주범으로 '수입허가증 제도'를 들었다.
중국에서 외국산 자동차를 수입하기 위해서는 당국이 발급한 수입허가증이 있어야 한다.
작년에 약 12만개가 발급됐다.
허가증은 발급되자마자 그 자체가 하나의 상품으로 변한다.
외제자동차 수요가 크게 늘면서 수입업자들 사이에 허가증 구하기 전쟁이 벌어진다.
당연히 프리미엄이 붙는다.
허가증 발급에 이권이 개입되면서 부패가 끼여들기도 한다.
현재 허가증의 '시장 가격'은 약 12만위안(1천8백만원).그런데도 없어서 못구한다.
"자동차 수입업체의 경쟁력은 영업력이 아닌 허가증 구하기 능력에 달려 있다"는 말이 나온다.
외국업체들은 곧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올 상반기 허가증 물량을 기다릴 뿐 속수무책이다. 일본 도요타의 경우 중국 보세구에 5천여대의 자동차를 쌓아놓고 있는 실정이다.
수입차 가격이 비싸게 형성되자 중국산차 가격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공급 과잉이라는 업계의 비명 속에서도 자동차 가격은 여전히 우리나라 자동차 가격보다 2배정도 비싸다.
덕택에 자동차 한대당 메이커의 순익은 최고 20%에 달한다.
3∼5%에 불과한 국제수준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높다.
정부는 세금을 많이 뜯을 수 있어 이를 즐긴다.
정부가 자동차 시장 왜곡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중국 소비자들은 보통 샐러리맨이 10년을 쓰지 않고 꼬박 벌어도 만지기 어려운 가격에 자동차를 사고 있다.
상하이 모터쇼의 화려함 뒤에 시장 왜곡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