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 중국은 한국전쟁 휴전 협정 50년만에 처음으로 대좌, 북한 핵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한다. 북한, 미국,중국이 지난 1951년부터 지리하게 2년을 끈 휴전협정을 마무리 했지만 이번 베이징 3자 회담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회동의 자리여서 50년 세월의 격차를 실감케 한다. 50년이라는 세월의 흐름 속에 중국의 역할이 크게 바뀌어 국제정치의 냉엄한 현실이 적나라 하게 드러나고 있다. 중국은 한국전쟁 때 100만여명의 군대를 보내 북한을 지원하며 미국과 전쟁을 벌였기 때문에 휴전협정에서 북한편에서 미국과 또 하나의 외교 전쟁을 벌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번 3자 회담에 임하는 중국의 입장은 엄정한 중립자의 자세이다. 이번 3자 회담을 사실상 성사시킨 중국의 남북한 정책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으로 압축된다. 이는 안보와 경제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미치는데 북한 핵 문제가 계속 불거지면 미국이 자국 국경선 가까이 올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고,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 수 백만의 북한 난민이 국경을 넘어 중국땅으로 몰려올 수 있다. 경제 성장을 지상과제로 추진중인 중국으로선 안보와 경제 성장에 막대한 타격을 받게 되는 셈이다. 절대로 수수방관할 수 형편이다. 중국이 최근 원유공급을 중단하고 당.정.군 모든 채널을 동원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끌어 들이려 노력하다 결국 지난 3월 첸치천(錢其琛) 전 국무위원을 평양에 보내 3자회담 동의를 받아 낸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 이다. 중국은 그렇다고 해서 미국측의 주장만 옹호할 수는 입장은 아니다. 북한의 안보우려와 경제지원 필요성 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3자 회담 형식이 중국측의 이러한 `신축적인 입장'을 잘 대변해준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은 중재자이며 장소 제공자일뿐이어서 3자 회담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미국과의 직접 협상인 셈이고, 미국으로선 중국이 회담의 당당한 참석자여서 다자회담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중국은 이러한 입장을 감안, 이번 3자 회담에서 표면상으론 성실한 중재자를 자임하며 목소리를 낮추고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지만 중국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은 천하가 다 아는 일이 됐다. 중국이 공개적으로 함부로 나설 수 없는 것은 이번 3자 회담의 성격이 직접회담이냐 다자 회담이냐는 여부가 초점인데 자칫 공격적인 발언이나 논평이 어느 한측으로 기울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있다. 중국측 수석대표인 푸잉(傅瑩) 외교부 아주국장이 3자 회담이 시작되기전 22일 만찬 형식으로 리근 외무성 미주 부국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 대표단을 초청, 양자 회동을 한데 이어 23일 아침 미 수석대표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만나 양자 협의를 한 데서도 중국 역할의 중요성이 엿보인다. 한국전쟁때는 종전 협정을 체결하지 못하고 휴전협정에 그쳐야 했던 북한-미국-중국간 휴전 협상 3자 회담이 중국측의 역할 변화로 50년만인 이번 베이징 3자 회담에서는 북한핵 위기 해법을 제대로 찾을 수 있을지의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이우탁 특파원 sdcho@yna.co.kr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