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꿈이 핀다…" 희망봉 찬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희망봉'이라는 지명으로 가깝게 다가온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
끝도 없이 시원하게 펼쳐진 초원과 야생 동물의 천국을 기대한 이들을 조금 당황스럽게 하는 도시이다.
그 어디를 둘러 봐도 아프리카의 흔적은 간데 없고 오히려 지중해 어느 해안 마을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이 펼쳐지는 곳.
관광객들은 유럽보다 더 유럽다운 도시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을 정도다.
대륙의 어느 도시들 가운데서도 유독 케이프타운에서 유럽의 분위기가 진하게 전해지는 것은 유럽계 백인의 수가 전체 시민의 35%나 차지한다는 점 때문이다.
바르톨로뮤 디아스가 케이프타운에 도착한 1488 이후 유럽인들에게는 신대륙으로의 전진기지이자 제2의 고향처럼 취급되어 왔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백인들은 케이프타운을 'Mother City'라고까지 부른다.
케이프타운의 주항인 빅토리아&앨버트 부두는 시민들의 가장 편안한 휴식처로 통한다.
빅토리아풍의 건물이 위용을 드러내고 있는 부둣가의 풍경은 2백년 가까운 시간에 머물러 있다.
케이프타운 최고의 호텔로 손꼽히는 부둣가의 빅토리아 호텔과 대형 쇼핑몰 빅토리아 워프 역시 같은 양식으로 고풍스러움을 고집한 곳들.
저 멀리 보이는 테이블 마운틴의 풍경.
부두의 노천 카페 주변은 거리의 음악가들과 흑인 중창단들이 연주를 펼치는 단골 무대.
희망봉(Cape of Good Hope)은 케이프타운을 우리에게 친숙한 도시로 만든 대표적인 여행지이다.
케이프타운을 찾은 이들 누구나 한 번은 이 곳을 찾는다.
비록 우리에게는 모 자동차 광고가 알려준 그릇된 정보 덕분에 대륙의 최남단으로 알려진 곳.
하지만 유럽인들에게는 그 보다 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케이프타운의 여행 가이드인 영국인 헨리씨는 "우리의 선조가 최초로 아프리카를 알려주었을 뿐만 아니라 오랜 세계일주 끝에 유럽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관문으로 통하던 곳이다"고 설명한다.
'희망'이란 이름이 붙은 것도 아시아를 지나온 선박이 이 케이프 곶에 도달한다는 것은 유럽이, 집이 가까웠음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실제 대륙의 최남단은 아굴라스 봉.
초원을 뛰어다니는 야생동물들을 상상하며 도착했지만 여행자들의 상식을 뒤집는 희한한 광경을 사이먼 타운에서 만날 수 있다.
마을 중심가에서 차량으로 약 10여 분 벗어난 곳의 불더스 공원(The Boulders)은 뜻밖에도 펭귄의 자연 생태 공원으로 유명한 곳.
남극이 아닌 온난대 기후지역이 원산지인 아프리칸 펭귄의 집단 서식지이다.
폴스 만의 에머랄드빛 바다가 출렁이는 깨끗한 백사장에서는 수풀 사이에 둥지를 틀고 있거나 수 십 마리씩 무리 지어 바닷바람을 맞고 있는 펭귄들을 볼 수 있다.
1982년 아프리칸 펭귄의 멸종을 막기 위해 처음 두 쌍에서 시작한 이 곳이, 이제는 3천여 마리의 펭귄이 무리를 지어 사는 낙원으로 바뀌었다.
또 케이프타운 중심가에서 자동차로 약 40여분 떨어진 곳에는 야생 사자를 키우고 있는 사자 공원(Lion Game Reserve)이 있다.
비록 철망으로 둘러져 있기는 하지만 방대한 규모 탓에 야생 서식지를 방불케 한다.
물론 인간의 손길이 최소한의 범위에서 미치기는 한다.
새끼 사자를 일정기간 동안 보육시켜서 내 보내는 것.
새끼 사자 우리를 따로 마련해 놓아 직접 안아보거나 함께 장난을 칠 수 있어 특히 꼬마 관광객들에게 인기 만점.
빅토리아&앨버트 부두에서 20여분 정도 배를 타고 간 로빈 섬은 지금까지 여유로왔던 케이프타운의 서정과는 사뭇 다른 경험을 안겨 준다.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아파르트헤이트'라는 말을 처음 우리에게 알려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17년 동안 유형을 당했고 흑백 차별정책에 저항하는 흑인 정치범들을 수용하던 감옥이 있던 곳.
당시 복역했던 흑인 정치범들이 직접 관광객들을 안내하는 아이러니가 이곳에 있다.
[ Travel tips ]
가는 길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는 직항편이 없어 홍콩이나 일본을 경유해야 한다.
홍콩-요하네스버그 구간의 경우 화요일을 제외한 매일 1회씩, 저녁 11시50분 경에 출발하는 남아프리카항공편(02-775-4697)을 이용.
요하네스버스에서 케이프타운까지는 국내선을 이용하며 약 1시간 30분 소요.
문의 =남아프리카관광청(www.satour.com), 주한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관(02-792-4855)
< 글 = 남기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