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도 SK글로벌 사태 이후 대기업에 대한 여신관리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한시적으로 그룹 동일인 여신한도(은행 자기자본의 25%)에서 제외됐던 수출환어음(DA) 매입분이 올들어 다시 동일인 여신한도에 포함되면서 종합상사를 가진 대기업그룹의 여신은 한결 빠듯하게 운용하는 추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SK글로벌 분식파문과 현대종합상사의 자본잠식 이후 종합상사에 대한 현금흐름과 일일 지급내역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종합상사들의 수익모델이 빈약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도 대출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흥은행의 경우 대기업에 대한 여신심사와 리스크 관리를 최근 강화하는 한편 해외 현지법인에 대한 본사 보증도 모두 관리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외환은행도 올들어 현대종합상사 등에 대한 여신한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DA 매입분이 포함된 LG그룹의 여신규모가 내부규정에 따른 동일인 여신한도를 넘어섬에 따라 올해 안에 한도초과분을 단계적으로 축소키로 했다. 우리은행도 일부 그룹의 DA 매입분을 여신에 포함하면서 내부규정에 따른 동일인 여신한도가 초과돼 금년내 이를 단계적으로 축소키로 했다. 은행 관계자는 "종합상사를 둘러싼 안팎의 여건이 좋지 않게 돌아가는 건 사실이기 때문에 몸조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