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가 효과를 발휘할 수 없도록 생체작용을 일으키는 위암세포 보호 유전자가 밝혀졌다. 원자력의학원 실험병리학연구실 엄홍덕 박사팀은 "위암 세포에는 정상적인 위 세포에 나타나지 않는 'Bcl-w'라는 유전자가 발현하며 이 유전자가 위암 세포를 죽이는 물질에 저항해 암세포를 보호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위암과 이 유전자와의 관계를 규명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며 엄 교수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권위를 갖고 있는 '캔서 리서치'(3월1일자)에 게재됐다. 엄 박사팀은 국내 위암환자 50명의 암조직과 위암 세포주를 연구한 결과 Bcl-w가 위암세포에 치명적인 효소인 SAPK(또는 JNK)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팀은 50명 중 이 유전자가 발현한 환자는 23명(46%)이었으며 정상세포와 암세포의 구분이 명확한 확산형 위암환자(50명 중 28명)의 세포에서 이 유전자가 발현한 것은 5명으로 18%에 그친 반면 암세포와 정상세포가 혼재하는 침윤형 환자(22명)의 경우 82%인 18명에게서 이 유전자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Bcl-w의 발현 정도가 위암 환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엄 박사는 "위암의 경우 치료시 위암세포가 항암요법에 저항하여 쉽게 제거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이번 연구로 이같은 현상에 관여하는 유전자 정체가 확인됨에 따라 위암을 치료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Bcl-w의 발현이나 활동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될 경우 위암 치료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