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을 뮤지컬로 제작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 '친구''시카고''토요일 밤의 열기' 등 일곱편의 영화들이 뮤지컬로 제작됐거나 제작중이다. 월간 객석이 제작한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는 지난 5일 리틀엔젤스예술회관에서 개막된 이래 80% 이상의 객석점유율을 기록중이다. 지난 77년 존 트래볼타 주연의 동명 영화를 27억원을 투입해 뮤지컬로 옮긴 이 작품은 최근 흥행 성공과 함께 디스코와 복고풍 복장을 일부 젊은층에 유행시키고 있다. 공연기획사 SJ엔터테인먼트는 25억원을 들여 할리우드의 뮤지컬영화 '싱잉 인 더 레인(사랑은 비를 타고)'을 뮤지컬로 제작중이다. SJ측은 이 뮤지컬을 5월말부터 3개월간 공연할 계획이다. 신시뮤지컬컴퍼니는 올 아카데미 작품상 등 6개 부문상을 받은 영화 '시카고'의 원작 뮤지컬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수입해 오는 7월 한달간 국립극장에서 공연한다. 엔터테인먼트 투자배급사인 쇼이스트는 국내 영화사상 최다관객(8백20만명)을 동원했던 '친구'를 뮤지컬로 만들어 연말께 무대에 올린다는 방침으로 제작에 들어갔다. 또 에이콤은 인기 장편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를 가족뮤지컬로 제작,7월 중 공연할 예정이다. 영화를 뮤지컬로 제작하는 것은 불황에 시달리는 공연계가 영화의 높은 인지도를 활용,관객을 끌어들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뮤지컬이 영화와 비슷하게 춤과 음악 드라마가 혼합돼 있는 장르인 만큼 멀티미디어 세대에게 인기가 높다는 점도 영화의 뮤지컬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캣츠'와 '레미제라블' 등 유명 뮤지컬들은 비싼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지지만 영화를 뮤지컬로 만들 경우 소액의 저작권료만 지불하면 제작 혹은 수입이 가능하다는 것도 영화의 뮤지컬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쇼이스트의 임영근 이사는 "국내에서 창작뮤지컬 시장은 아직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태"라며 "시장 규모가 커질 때까지는 흥행에 성공한 영화를 뮤지컬로 만드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