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위기 해소를 위한 다자간 대화에 응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지만 북한 핵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트려 행복감에 젖어있는 부시 행정부는 김정일 정권이미국과의 1대1 대화요구를 철회하자 또 다른 `악의 축'에 대해 승리감을 느끼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는 성급한 것일지 모른다.. 평양 당국이 2개의 핵생산 시설을 포기할 것이라는 징후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막대한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는 징후도없다. 허드슨연구소의 아시아 연구자인 로버트 자리치는 "문제의 뿌리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면서 "북한은 핵무기가 반드시 필요한 무기라는 전략적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미국 정책결정자들은 평양 당국과의 위험한대결을 완화하면서 이미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핵무기에 대한 대처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이중의 과업을 안고 있다. 헤리티지 재단의 분석가인 발비나 황은 "우리는 이 문제를 우리가 불리한 입장에서 다루지 않아도 되도록 긴장정도를 낮출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면서 "이 문제를 단기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면 장기적인 대처방법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말했다. 북한이 정확히 어느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94년 미국과 핵무기금지협상을 벌일 당시 북한은 현재 재가동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플루토늄 계획에 따라 핵폭탄 2개분의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었으며대부분의 분석가들은 현재는 핵무기를 가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앙정보국(CIA)은 지난주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별도의 우라늄 농축계획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북한은 전면 가동할 경우 매년 2개 또는 그 이상의 핵무기제조에 충분한 무기급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가지려는 것으로보인다"고 밝혔다. 평화연구소의 윌리엄 드레난은 미국의 정책결정자들은 북한이 언젠가 충분한 재고를 확보해 다른 나라에 핵물질을 파는 경우를 경계해야 한다면서 "경화를 보유한핵무기를 원하는 나라에 북한이 공급자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북한에 대해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모든 핵계획을 포기하면 정치, 경제적 원조와 국제금융기관을 통한 지원 및 무역특혜 등을 제공하는 `대담한 접근'을 제의했었다. 북한이 그렇게 하도록 설득하면서 동시에 미국으로부터의 안전보장이라는 북한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외교적 로드맵이 도출될 수 있을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발비나 황은 "북한은 앞으로도 계속 많은 장애물을 제기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가야할 길이 먼데 너무 낙관적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