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컴팩과 합병한 휴렛패커드(HP)의 기세가 만만찮다. 국내 지사인 한국HP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 1.4분기 데스크톱PC와 노트북 모두 50% 이상의 높은 성장을 이뤄냈다. 최근 방한한 아드리안 코치 HP 아태지역 퍼스널시스템그룹(PSG) 총괄사장은 "합병에 따른 시너지효과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통합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며 "최근 2분기 연속 PC사업부문이 흑자를 냈고 시장점유율도 높아지는 등 선순환구조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코치 사장은 "올해에도 성장의 고삐를 놓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HP 특유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영업으로 눈에 보이는 실적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그는 "시장침체로 PC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이 HP에는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고객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영업방식(go-to-market)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유통전문업체들을 통한 PC판매 뿐 아니라 델컴퓨터처럼 기업이나 소비자를 대상으로 직접판매하는 영업방식을 병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을 포함한 아태지역의 경우 직접판매 비중이 현재 10% 수준에서 연말에는 최대 25%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HP는 컴팩과 통합한 후 9개월 동안 하청업체와의 공급망관리(SCM)시스템을 강화하고 한국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등 아태지역 4곳에 텔레마케팅 센터와 공급 허브를 구축하는 등 직접 판매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왔다"고 강조했다. 코치 사장은 "직접판매나 유통채널을 통한 간접판매는 고객의 결정에 달려있다"며 "아태지역은 미국 등지에 비해 직접판매비중이 낮지만 그 비중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HP는 대기업 등은 HP 직원을 통해 직접 영업을 전개하고 일반 소비자들은 자체 쇼핑몰을 통해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