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가장 먼저 취해야 할 수순은 자사의 지분변동 상황과 지분 성격을 파악하는 것. 평소 투자자 활동(IR)을 통해 우호지분을 확보해 놓거나 현 경영진에 대해 주주들의 신임을 얻는 것은 경영권 방어에 필수적이다. 또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할 것에 대비, 언제든지 우호지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사주 펀드를 설치하거나 전환우선주를 발행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 만약 이런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면 기업들은 곧바로 경영권 방어에 나서야 한다. 가장 쉽게 가져갈 수 있는 방안은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우호적인 제3자 주주의 도움을 받아 경영권을 유지하는 이른바 백기사(White Knight) 전략. 경영권 방어에 위협을 느끼는 기업이 오히려 공격하는 기업의 경영권 확보에 나서는 역공개 매수전략도 있다. 주가를 끌어올려 경영권 공격에 나서는 기업의 부담을 늘리는 고주가 전략이나 경영권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프리미엄을 주고 주식을 되사주는 그린 메일(green mail)도 적극적인 방어전략에 해당된다. 반면 일부러 기업가치를 떨어뜨려 경영권을 방어하는 소극적인 전략도 있다. 상환우선주를 상환해 일시적으로 막대한 현금유출을 발생시키거나 전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시켜 방어측의 지분율을 높이는 방안이 여기에 속한다. 같은 맥락에서 경영권을 공격하는 기업이 노리는 핵심사업을 포기하거나 퇴직하는 자사의 경영진에게 많은 비용을 지급해 경영권 간섭 혹은 인수 동기를 사전에 꺾어버리는 황금알 전략과 황금낙하산 전략도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종종 사용되는 경영권 방어전략이다. 한상춘 <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