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이 선정한 '기업하기 좋은 지역'은 주요 도시들의 '기업유치' 능력을 한눈에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조사 결과 서울 안산 안양 수원 등 수도권 도시가 지방도시보다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음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지방도시 가운데에선 부산 군산 마산 포항 양산 강릉 등 공항이나 항만을 갖춘 '교통의 요지'가 내륙도시보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전주 구미 등은 수도권이나 교통 중심지가 아니더라도 활발한 기업 지원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 수도권 강세, 지방 약세 =7개 광역시 가운데 서울시가, 36개 중소도시(기초자치단체) 가운데선 안산시가 각각 '기업하기 가장 좋은 지역'으로 꼽혔다. 안양시와 수원시도 각각 5위와 9위로 선정됐다. 천안시의 '6위 랭크'도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과 경부고속철 개통 등 수도권 팽창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광역시 가운데 서울시는 '산업인력여건'에서 압도적인 점수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고급 인력이 서울로 몰리고 있는 경제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기업활동의 기초가 되는 '산업기반여건'에서도 역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용지비, 공업지역면적, 항만.공항면적 등 '산업입지여건'은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용지비가 다른 광역시보다 비싸다는 이유에서다. 중소도시 가운데 안산시는 '산업기반여건'과 '산업입지여건' '산업인력여건' 등 모든 항목에서 골고루 평균 이상의 높은 점수를 얻었다. 수원도 '산업기반여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 공항.항만도시 강세, 내륙도시 약세 =공항.항만도시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부산시가 전체 7개 대도시 가운데 3위에 꼽혔다. 36개 중소도시 가운데서도 군산시가 2위를 기록한 것을 비롯 마산 강릉 포항 양산이 강세였다. 부산시는 김해공항과 부산항을 끼고 있어 7개 광역시 가운데 '산업입지여건'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서울 광주 대전 대구 등 내륙도시들은 '산업입지여건'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중소도시에서도 이런 경향이 눈에 띄게 나타났다. 안산 군산 포항 양산은 인근에 공항이나 항만이 있어 '산업입지여건'이 좋은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전주 구미 등 내륙도시들은 이 항목에서 대부분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 지자체의 기업 지원도 변수 =광주시의 약진이 가장 눈에 띈다. 광주는 항만과 인접해 있지 않아 '산업입지여건' 분야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또 서울 등 수도권 도시에 비해 '산업기반여건'이나 '산업인력여건'도 두드러지게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산업지원여건'은 7개 광역시 가운에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객관적인 입지여건의 불리함을 자체적인 기업 지원활동으로 극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서울은 '산업인력여건' 등 다른 조건은 뛰어나지만 '산업지원여건'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돼 대조를 이뤘다. 중소도시 중에선 구미시가 '산업입지여건'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지원여건' 분야에서 4위를 차지했다. 구미시는 구미공단 등 전통적인 공업중심지라는 점에서 '산업기반여건'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